태양은 가득히 / Plein Soleil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60년/ 감독: Rene Clement/주연: Alain Delon + Maurice Ronet +
Marie Laforet/음악: Nino Rota/112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1960-70년대에 가장 좋아하던 프랑스의
남성 배우는 누가 뭐래도 단연,
알랑 드롱(Alain Delon) 이었다.
이 ‘알랑 드롱’하면 당시 프랑스 영화계의 대표적인 아이콘이기도
하였지만, 고유명사의 영역을 넘어 잘생긴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도 되었고, 그래서 ‘알랑 드롱’같이 생겼다 하면 아무리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무슨 뜻인지를 쉽게 알 수가 있을
정도로 이미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던 것이다.
과연 그의 외모는 같은 남자들이 봐도 정말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여성들이 그에게서 느꼈던 감정이야 가히 말을 안 해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아직까지 야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1960-70년대에는 이 178Cm 키의 알랑 드롱보다 더 잘생긴
남성 배우는 마치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1935년 11월8일이 생일이라고 하니 청춘의 상징이었던 그도 팔십이
훨씬 넘었다.
프랑스 남부의 쏘(Sceaux)라는 작은 도시의 한 결손가정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에 고생도 많이 하였고, 또 학교도 잘 가지 않으면서 방황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군대에 자원하여,
곱상한 얼굴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터프 한 공수부대 원으로 복무를
하였다고 한다.
제대 후(1950년 중반)에는 웨이터 생활과 시장에서의 짐꾼(Porter)생활도
잠시 했다고 하는데, 그러나 그 잘생긴 외모가 어디 가겠는가?
당시 미국에서 한참 인기였던 제임스 딘(James Dean. 1931-1955, 미국)
같은 이미지의 배우를 찾던 제작자에게 발탁이 되어, 드디어 그는
1957년에 영화계에 발을 디디게 된다.
‘여자가 사건에 말려들 때(Quand La Femmes en Mele, 1957)’가
그의 데뷔작 이지만, 알랑 드롱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그의 출세작은
6번째 출연작인 바로 이 작품이다.
이태리와 프랑스의 합작 영화인 이 작품에서 그는 야망을 채우기 위해
살인을 포함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삐뚤어진 청춘 역으로,
바로 악한으로서 출연을 하였는데도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이후 갱영화 등에서의 연속적인 성공으로 1964년부터는 제작까지
직접 하게 되고 1973년부터는 감독도 하고 또 1976년부터는 각본도
직접 쓰게 된다.
현재까지 약 100여 편 정도의 영화에 출연을 하였다는데,
반세기가 넘는 활동기간에 비하면 그리 다작을 한편은 아닌 셈이다.
얼굴값을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있지만,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 1938-1982)와의 5년간의 동거,
그리고 나탈리 드롱(Nathalie Delon. 1941, 모로코)을
포함한 세 명의 부인들과 모두 이혼을 하고 (2002년에 마지막 이혼),
현재는 (젊은 모델과 함께) 혼자서(?) 살고 있다고 한다.
한편 소문에만 머물렀던 그의 동성(양성)애 편력은 사실이라고
그가 최근에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고아출신의 20대 중반의 청년,
탐 리플리(Tom Ripley-Alain Delon, 1935, 프랑스).
이태리로 가서 방탕 된 생활을 하고 있는 고교 동창,
필립(Philippe Greenleaf-Maurice Ronet, 1927-1983, 프랑스)을
데려오면 5,000달러(지금 돈으론 약 10만 달러)의 현금을 주겠다는
재벌인 필립의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나폴리로 간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니
마르쥬(Marge-Marie Laforet, 1939, 프랑스)라는
여자와 연애를 하면서 제 멋대로 사는 필립은 탐을 마치
하인 대하듯 우습게보고 무시를 한다.
마르쥬와 함께 셋이서 나선 요트 여행.
그에게 쌓여 있던 콤플렉스와 질투가 어느새 변하여 증오가 되고,
급기야 탐은 요트위에서 필립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는 죽은 필립의 행세를 하며 예금도 인출하고 편지도
위조를 하면서 음모를 꾸미며 못된 야망을 불태운다.
그러나 거짓은 거짓을 낳고 죄는 또 죄를 낳는 법, 모든 걸 눈치 챈
필립의 친구, 프레디마저도 할 수 없이 살해를 하는 탐.
그리고 필립이 프레디를 죽이고 자살을 한 것처럼 위장을 한 후,
짝사랑하던 마르쥬의 사랑도 뺏는데 성공을 한다.
그러나 경찰이 항상 말하고 주장 하는 대로 완전범죄란 없는 것인가?
요트를 팔기위해 그 배를 포구로 인양하는 과정에서 바다 속으로
빠뜨렸다고 생각했던 필립의 사체가 그 배의 스크류에 걸린 채
딸려 올라오고, 경찰은 그동안 의심해왔던 탐의 모든 범행을 알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끝 장면,
“리플리 씨, 전화 왔어요..” 라는 식당 여주인의 말에 해변 가의
의자에서 일어나 웃으며 걸어오는 탐의 얼굴 뒤로 이글거리는
태양(빛)이 가득한 아름다운 바닷가 모습의 전경이 다시 보인다.
1946년에 세계 2차 대전 당시의 프랑스 레지스탕스 이야기를 다룬
'철로 변 전투(La Bataille Du Rail)'로 깐느의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어, 1952년에 발표한 금지된 장난 (Jeux Interdits) 으로
이미 세계적인 스타급 감독이 되어있던,
르네 끌레망(Rene Clement. 1913-1996, 프랑스) 감독은
그 당시에 고다르(Jean Luc Gordard. 1930, 파리)등이 주도하여
급물살을 타던 누벨 바그(Nouvelle Vague) 운동을
그때에는 별로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누벨 바그가 뭐 새로울 게 있냐는 듯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준 (도전장 같은) 이 영화를 발표하였는데,
오히려 이 작품이 마치 누벨 바그의 주류 작품인 듯, 대단한 찬사를
받게 되었으니 역시 베테랑 감독의 역량이라는 것은
무슨 새로운 풍조라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듯도 하다.
특히 이 영화에선 착한 영웅이 주인공이 아니고, 악한이 주인공인데도
관객들로 하여금 그 나쁜 주인공과 동화가 되게끔 한 기막힌 그의
연출솜씨는 과연 높이 살만하다.
바로, 영화가 끝 장면으로 가면 갈수록, 탐의 편을 들어주게 되는
이유는 이렇게 단지 알랑 드롱이 잘 생겨서만은 절대 아닌 것이다.
(르네 끌레망 의 자세한 이야기는 1952년의 금지된 장난 리뷰에서)
1999년도에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라는 또 다른 버전의 영화로
이 작품이 리메이크 된 적도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1955년에 출판된 미국 텍사스 출신의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 1921-1995, 미국) 의
‘재주 많은 미스터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인데,
추리 소설 작가인 그녀는 이 작품 이후에 ‘Mr. Ripley, Under Ground
(1970년 출판)‘ (2004년에 ‘Mr. Ripley's Return‘으로 영화화가 됨)에 이어
‘Mr. Ripley, Under Water(1991년 출판)’까지 모두 5편의
‘미스터 리플리(Mr. Ripley)시리즈’를 출판하였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끝 장면을 달리해서라도 ‘(속) 태양은 가득히’ 같은
후속 작을 생각 해 봤을 것도 같은데, 끌레망 감독은 아예 생각조차도
안 하였다고 하니,
역시 흥행보다는 단 한편이라도 작품성부터 먼저 생각하는 비범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원작소설은 속편을 위해 탐의 완전 범죄로 끝이 남. 원작소설에 좀 더
충실하고 또 다양한 재즈 삽입곡들로 영화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앤소니
밍겔라(Minghella) 감독의 The Talented Mr. Ripley (1999) 도 매우
우수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이태리와 합작이라서 그런지 영화 음악은
이태리 출신으로서 당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던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1920-1993, 이태리)의
오랜 짝꿍(Collaborator)이었던
니노 로타(Nino Rota. 1911-1979, 이태리)가 맡았는데
동양적 감각의 따뜻한 느낌이 나면서 쉽게 외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름다운 멜로디의 주제곡(Main Theme)은 영화의 히트 못지않게
우리나라에서는 연주 음악으로 상당히 널리 알려졌었다.
이곡 역시 당시의 유행과도 같이 한곡의 테마 (주제)를 여러 스타일로
변주하면서 (재즈 스타일 포함) 여러 번 반복을 하는데, 때론
실로폰으로, 바이올린으로 또 색소폰과 피아노로도 연주를 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 마르쥬(마리 라포레)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알랑 드롱도 특이하게 우리가 잘 아는 노래,
‘사랑의 기쁨(Plasir D' Amour)’을 부르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드롱은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라 목소리도 상당히 섹시해서,
음반도 여러 장을 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달리다(Dalida)와
함께 부른 듀엣 곡, ‘빠롤레 빠롤레(Paroles, Paroles)’는 무척이나
큰 히트를 하였었다.
영화에서도 노래를 하였지만 마리 라포레 역시 이 영화의 주제곡을
나중에 음반으로 발표도 하였고(‘금지된 장난’의 주제곡도 포함),
또 잠시 가수로서도 활동한 적이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하늘과 바닷물 색깔이 어쩌면 저렇게 푸를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내내 들 정도로, (마치 물감으로 칠한 듯 한)
너무나 컬러풀한 화면이 인상적인데,
무공해의 맑은 태양빛 아래서 찍은 환상적인 자연 풍광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너무나 깨끗하다.
나폴리를 중심으로 인근 작은 어촌 마을들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어느 일본인이 너무나 멋지게 작명한 ‘태양은 가득히’ 라는 제목이
(영어제목은 ‘Purple Noon’) 무척 잘 어울리는 전반적으로 밝은 톤의
원색 화면이 참 보기에 좋다.
이렇게 화면 좋고 음악 좋고 거기에다 배우까지도 보기에 좋으니
(또 스릴 있고 짜임새 있는 줄거리까지) 이 영화는 분명 세월이 가도
영원히 남을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군다나 우리들의 영원한 미남, 알랑 드롱을 이야기 하면서 절대로
빼 놓을 수가 없는 작품인 것도 역시 틀림이 없다.
* 사족: 그나저나 아직도 그는 영화 출연을 계속하고 있다는데,
(이 년에 약 한 편 정도) 왜, 그의 근작은 통 볼 수가 없는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기야, 알랑 드롱을 모르는 신세대들이 지금 너무 많으니..........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April. 2018.
1960년/ 감독: Rene Clement/주연: Alain Delon + Maurice Ronet +
Marie Laforet/음악: Nino Rota/112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1960-70년대에 가장 좋아하던 프랑스의
남성 배우는 누가 뭐래도 단연,
알랑 드롱(Alain Delon) 이었다.
이 ‘알랑 드롱’하면 당시 프랑스 영화계의 대표적인 아이콘이기도
하였지만, 고유명사의 영역을 넘어 잘생긴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도 되었고, 그래서 ‘알랑 드롱’같이 생겼다 하면 아무리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무슨 뜻인지를 쉽게 알 수가 있을
정도로 이미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던 것이다.
과연 그의 외모는 같은 남자들이 봐도 정말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여성들이 그에게서 느꼈던 감정이야 가히 말을 안 해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아직까지 야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1960-70년대에는 이 178Cm 키의 알랑 드롱보다 더 잘생긴
남성 배우는 마치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1935년 11월8일이 생일이라고 하니 청춘의 상징이었던 그도 팔십이
훨씬 넘었다.
프랑스 남부의 쏘(Sceaux)라는 작은 도시의 한 결손가정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에 고생도 많이 하였고, 또 학교도 잘 가지 않으면서 방황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군대에 자원하여,
곱상한 얼굴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터프 한 공수부대 원으로 복무를
하였다고 한다.
제대 후(1950년 중반)에는 웨이터 생활과 시장에서의 짐꾼(Porter)생활도
잠시 했다고 하는데, 그러나 그 잘생긴 외모가 어디 가겠는가?
당시 미국에서 한참 인기였던 제임스 딘(James Dean. 1931-1955, 미국)
같은 이미지의 배우를 찾던 제작자에게 발탁이 되어, 드디어 그는
1957년에 영화계에 발을 디디게 된다.
‘여자가 사건에 말려들 때(Quand La Femmes en Mele, 1957)’가
그의 데뷔작 이지만, 알랑 드롱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그의 출세작은
6번째 출연작인 바로 이 작품이다.
이태리와 프랑스의 합작 영화인 이 작품에서 그는 야망을 채우기 위해
살인을 포함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삐뚤어진 청춘 역으로,
바로 악한으로서 출연을 하였는데도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이후 갱영화 등에서의 연속적인 성공으로 1964년부터는 제작까지
직접 하게 되고 1973년부터는 감독도 하고 또 1976년부터는 각본도
직접 쓰게 된다.
현재까지 약 100여 편 정도의 영화에 출연을 하였다는데,
반세기가 넘는 활동기간에 비하면 그리 다작을 한편은 아닌 셈이다.
얼굴값을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있지만,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 1938-1982)와의 5년간의 동거,
그리고 나탈리 드롱(Nathalie Delon. 1941, 모로코)을
포함한 세 명의 부인들과 모두 이혼을 하고 (2002년에 마지막 이혼),
현재는 (젊은 모델과 함께) 혼자서(?) 살고 있다고 한다.
한편 소문에만 머물렀던 그의 동성(양성)애 편력은 사실이라고
그가 최근에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고아출신의 20대 중반의 청년,
탐 리플리(Tom Ripley-Alain Delon, 1935, 프랑스).
이태리로 가서 방탕 된 생활을 하고 있는 고교 동창,
필립(Philippe Greenleaf-Maurice Ronet, 1927-1983, 프랑스)을
데려오면 5,000달러(지금 돈으론 약 10만 달러)의 현금을 주겠다는
재벌인 필립의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나폴리로 간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니
마르쥬(Marge-Marie Laforet, 1939, 프랑스)라는
여자와 연애를 하면서 제 멋대로 사는 필립은 탐을 마치
하인 대하듯 우습게보고 무시를 한다.
마르쥬와 함께 셋이서 나선 요트 여행.
그에게 쌓여 있던 콤플렉스와 질투가 어느새 변하여 증오가 되고,
급기야 탐은 요트위에서 필립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는 죽은 필립의 행세를 하며 예금도 인출하고 편지도
위조를 하면서 음모를 꾸미며 못된 야망을 불태운다.
그러나 거짓은 거짓을 낳고 죄는 또 죄를 낳는 법, 모든 걸 눈치 챈
필립의 친구, 프레디마저도 할 수 없이 살해를 하는 탐.
그리고 필립이 프레디를 죽이고 자살을 한 것처럼 위장을 한 후,
짝사랑하던 마르쥬의 사랑도 뺏는데 성공을 한다.
그러나 경찰이 항상 말하고 주장 하는 대로 완전범죄란 없는 것인가?
요트를 팔기위해 그 배를 포구로 인양하는 과정에서 바다 속으로
빠뜨렸다고 생각했던 필립의 사체가 그 배의 스크류에 걸린 채
딸려 올라오고, 경찰은 그동안 의심해왔던 탐의 모든 범행을 알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끝 장면,
“리플리 씨, 전화 왔어요..” 라는 식당 여주인의 말에 해변 가의
의자에서 일어나 웃으며 걸어오는 탐의 얼굴 뒤로 이글거리는
태양(빛)이 가득한 아름다운 바닷가 모습의 전경이 다시 보인다.
1946년에 세계 2차 대전 당시의 프랑스 레지스탕스 이야기를 다룬
'철로 변 전투(La Bataille Du Rail)'로 깐느의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어, 1952년에 발표한 금지된 장난 (Jeux Interdits) 으로
이미 세계적인 스타급 감독이 되어있던,
르네 끌레망(Rene Clement. 1913-1996, 프랑스) 감독은
그 당시에 고다르(Jean Luc Gordard. 1930, 파리)등이 주도하여
급물살을 타던 누벨 바그(Nouvelle Vague) 운동을
그때에는 별로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누벨 바그가 뭐 새로울 게 있냐는 듯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준 (도전장 같은) 이 영화를 발표하였는데,
오히려 이 작품이 마치 누벨 바그의 주류 작품인 듯, 대단한 찬사를
받게 되었으니 역시 베테랑 감독의 역량이라는 것은
무슨 새로운 풍조라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듯도 하다.
특히 이 영화에선 착한 영웅이 주인공이 아니고, 악한이 주인공인데도
관객들로 하여금 그 나쁜 주인공과 동화가 되게끔 한 기막힌 그의
연출솜씨는 과연 높이 살만하다.
바로, 영화가 끝 장면으로 가면 갈수록, 탐의 편을 들어주게 되는
이유는 이렇게 단지 알랑 드롱이 잘 생겨서만은 절대 아닌 것이다.
(르네 끌레망 의 자세한 이야기는 1952년의 금지된 장난 리뷰에서)
1999년도에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라는 또 다른 버전의 영화로
이 작품이 리메이크 된 적도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1955년에 출판된 미국 텍사스 출신의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 1921-1995, 미국) 의
‘재주 많은 미스터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인데,
추리 소설 작가인 그녀는 이 작품 이후에 ‘Mr. Ripley, Under Ground
(1970년 출판)‘ (2004년에 ‘Mr. Ripley's Return‘으로 영화화가 됨)에 이어
‘Mr. Ripley, Under Water(1991년 출판)’까지 모두 5편의
‘미스터 리플리(Mr. Ripley)시리즈’를 출판하였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끝 장면을 달리해서라도 ‘(속) 태양은 가득히’ 같은
후속 작을 생각 해 봤을 것도 같은데, 끌레망 감독은 아예 생각조차도
안 하였다고 하니,
역시 흥행보다는 단 한편이라도 작품성부터 먼저 생각하는 비범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원작소설은 속편을 위해 탐의 완전 범죄로 끝이 남. 원작소설에 좀 더
충실하고 또 다양한 재즈 삽입곡들로 영화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앤소니
밍겔라(Minghella) 감독의 The Talented Mr. Ripley (1999) 도 매우
우수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이태리와 합작이라서 그런지 영화 음악은
이태리 출신으로서 당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던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1920-1993, 이태리)의
오랜 짝꿍(Collaborator)이었던
니노 로타(Nino Rota. 1911-1979, 이태리)가 맡았는데
동양적 감각의 따뜻한 느낌이 나면서 쉽게 외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름다운 멜로디의 주제곡(Main Theme)은 영화의 히트 못지않게
우리나라에서는 연주 음악으로 상당히 널리 알려졌었다.
이곡 역시 당시의 유행과도 같이 한곡의 테마 (주제)를 여러 스타일로
변주하면서 (재즈 스타일 포함) 여러 번 반복을 하는데, 때론
실로폰으로, 바이올린으로 또 색소폰과 피아노로도 연주를 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 마르쥬(마리 라포레)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알랑 드롱도 특이하게 우리가 잘 아는 노래,
‘사랑의 기쁨(Plasir D' Amour)’을 부르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드롱은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라 목소리도 상당히 섹시해서,
음반도 여러 장을 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달리다(Dalida)와
함께 부른 듀엣 곡, ‘빠롤레 빠롤레(Paroles, Paroles)’는 무척이나
큰 히트를 하였었다.
영화에서도 노래를 하였지만 마리 라포레 역시 이 영화의 주제곡을
나중에 음반으로 발표도 하였고(‘금지된 장난’의 주제곡도 포함),
또 잠시 가수로서도 활동한 적이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하늘과 바닷물 색깔이 어쩌면 저렇게 푸를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내내 들 정도로, (마치 물감으로 칠한 듯 한)
너무나 컬러풀한 화면이 인상적인데,
무공해의 맑은 태양빛 아래서 찍은 환상적인 자연 풍광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너무나 깨끗하다.
나폴리를 중심으로 인근 작은 어촌 마을들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어느 일본인이 너무나 멋지게 작명한 ‘태양은 가득히’ 라는 제목이
(영어제목은 ‘Purple Noon’) 무척 잘 어울리는 전반적으로 밝은 톤의
원색 화면이 참 보기에 좋다.
이렇게 화면 좋고 음악 좋고 거기에다 배우까지도 보기에 좋으니
(또 스릴 있고 짜임새 있는 줄거리까지) 이 영화는 분명 세월이 가도
영원히 남을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군다나 우리들의 영원한 미남, 알랑 드롱을 이야기 하면서 절대로
빼 놓을 수가 없는 작품인 것도 역시 틀림이 없다.
* 사족: 그나저나 아직도 그는 영화 출연을 계속하고 있다는데,
(이 년에 약 한 편 정도) 왜, 그의 근작은 통 볼 수가 없는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기야, 알랑 드롱을 모르는 신세대들이 지금 너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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