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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이야기들-1980년대중

플래툰 / Platoon 음악적인 리뷰 + 동영상 모음

by 음악평론가김제건 2013. 5. 10.
플래툰 / Platoon 음악적인 리뷰 + 동영상 모음
1986년/각본+감독: Oliver Stone/주연:Charlie Sheen + Tom Berenger +
Willem Dafoe/ 음악:Georges Delerue/120분.



“편견이다.” “아니다, 사실이다.”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지만
대체적으로 클래식 음악이 일반 팝 음악보다
더 ‘고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클래식 음악이라도 예를 들어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 지휘하던 오케스트라
(Berliner Philhamoniker)의 연주가 일반적인
오케스트라들이 하는 것보다 더 훌륭하다고들 생각한다.
이는 눈으로는 볼 수 없고 귀로만 느낄 수 있는
음악의 질에 관한 문제인데,
그러면 눈으로 보는 영상과 어우러지는 영화음악의
경우에도 이런 ‘고급’의 경우가 적용될까?
물론 모두 그렇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경우에
새뮤얼 바버(Samuel Osmond Barber 2. 1910-1981. 미국)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작품 11번(Adagio For String, Op.11)’
전체적으로 작품의 격을 더 고급스럽게 한 것만은 사실이다.



총알이 난무하는 전쟁터의 장면들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고, 또 그런 장면에 감히 사용을 할 발상 자체가
신기할 정도이었지만, 결과는 120% 성공이었으며,
영화가 더욱 고급스러워지는 효과도 함께 가져다주었으니
재삼 강조, 또 강조하지만 역시 종합 예술인 영화에
사용하는 음악이야말로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준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인 것이다.
오랫동안 프랑스 클래식 음악계에 몸담았었다가
1950년대부터 300여 편이 넘는 영화음악들을 만들어온
조르주 들르뤼(Georges Delerue. 1925-1992, 프랑스)
자신이 작곡을 한 오리지널 스코어(OS)와 함께
왜 또 이곡을 추가로 선곡하였을까?
그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수많은 젊은이들 중에서
이국 만리타향에서 덧없이 산화한 젊은 영혼들을
진혼(鎭魂)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미국의 프랭클린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추모음악으로 사용이 되면서, 작곡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레퀴엠(Requiem)’도 아니면서
어느덧 유명한 진혼곡이 되어 버린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작품 11번’.
과연 들르뤼의 의도대로 하늘로 팔을 뻗치면서
적군의 총알 세례를 받고 쓰러져 간 엘리어스 중사같은
젊은 망자들의 넋이 이 음악으로 위로되었을까?



“우리는 적군들과 싸우고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끼리 싸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적은 바로 우리들의 내부에 있었던 것 이었죠.“

마지막 장면의 이런 독백처럼 한 소대(Platoon) 안의
여러 부류의 인간상들과 또 이들끼리의 아주 복잡한
인간관계가 매우 리얼한 전투 씬 들과 함께 펼쳐진다.
“Rejoice, O Youngman In Thy Youth"라는
무척 의미가 있는 타이틀 자막과 함께 시작되는 첫 장면,
1967년 9월, 남들은 어떻게 하면 안 가려고 애쓰는
베트남을 대학을 중퇴하고 자원한 신병,
크리스(Charlie Sheen. 1965, 뉴욕)
비행기에서 내리고, 곧, 캄보디아 국경부근에 주둔한
제25보병 사단 브라보 중대에 배속이 된다.
그리고 크리스가 배치 받은 소대에는,
울프 소위(Lt. Wolfe/Mark Moses/소대장/풋내기 장교),
밥 반스 중사(Sgt. Bob Barnes/Tom Berenger/선임 하사관),
엘리어스 글로딘 중사(Sgt. Elias Grodin/Willem Dafoe/분대장),
오 닐 중사(Sgt. O Neil/John C Mcginley/분대장)

같은 고참들이 있다.



그러나 일주일도 안 돼,
계속되는 정글속의 매복 수색작전 등으로 크리스는
지옥 같은 이곳을 지겨워하기 시작하고,
고참 들 역시 곧 죽을 목숨들이라고 이들
신병(Fresh Meat)들에게는 관심도 없다.
아닌 게 아니라, 깊은 밤에 코앞에까지 다가오는 적들과
교전을 하면서 신병들은 계속 죽어나가고 죽음의 공포는
점점 더 강해진다.
그런 가운데, 시간은 흘러, 1968년 새해가 밝아오고,
크리스도 차츰 변해 가는데,
어느 날 의심이 가는 한 마을을 수색하다가
반스와 엘리어스가 서로 싸우게 되고
무고한 양민을 죽였다, 아니다로 소대원들은
편이 갈리게 된다.
인간성을 상실하고 킬링 머신(Killing Machine)으로
변해가는 반스 지지파,
그나마 조금 남은 인간성이라도 유지해 보려는
엘리어스 지지파.
서로를 증오하는 가운데 반스 중사가 작전 중 고립된
엘리어스를 구한답시고는 가서 그를 죽여 버린다.
그리고, 이를 눈치 챈 크리스는 복수를 다짐하는데,
마침 월맹군이 대 공습을 감행해온다.
밤을 새운 치열한 전투에서 모든 소대원들이
전멸해가는 가운데, 크리스만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그리고 의무병을 불러달라는 반스를 끝내 사살하고 만다.



전선이 따로 없는 밀림 속에서 죽을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죽는 게 낳겠다고 까지 말하는 소대원들,
백인들을 위해서 우리가 왜 죽어야 하냐고
따지는 흑인 병사들, 폭우가 퍼붓는데도 그 빗속에서
잠에 골아 떨어지는 병사들,
주로 하류층들로만 구성되어, 총알받이 역할만 한다고
불평을 하는 이 보병대원들을 지옥 같은 상황 속에서 그려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한국어로 ‘돌쇠’라는 이름(Mr. Stone)에 어울릴만한 외모의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1946, 미국 뉴욕) 감독
실제로도 베트남전쟁에 참전 하였고,
또 무공훈장까지도 받았다고 한다. (그도 주인공
크리스같이 자원을 하였으며 똑같이 두 번 부상당했다)
그래서 그가 직접 쓴 이 영화의 각본 자체가
그의 실제 경험담 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사실, 몇몇 등장인물은 실존했었다고 하며
마리화나 파티등도 실제 모두 있던 사실이라고 밝혔다.
무엇이 옳고 그름도 판단하기 힘든 극한 상황으로
몰리는 이들은 같은 소대원들끼리
갈등하고 미워하며 서로 죽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실제로 경험 한 듯한
스톤은 전쟁광으로 망가져 가는 반스도,
또 그 반대편의 입장에 서있는 엘리어스도,
그리고 반스를 죽이는 크리스도 모두 변호하듯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풀어 나갔다.
물론, 반전은 기본이겠지만 그가 이 영화를 통하여
하고픈 말들은 어쩌면 크리스가 할머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의 내용(헬리콥터에 앉아 있던 크리스의 독백)과
같지 않을런지.....

“나에게 전쟁은 끝났지만, 그 기억만은 늘 나와 함께 할 겁니다.
아마 반스와 엘리어스는 앞으로도 계속 싸우면서
평생 동안 내 영혼을 사로잡겠죠.
그러나 어쨌든 간에 살아남은 자에게는 그 전쟁을
다시 상기하고 우리가 거기서 배운 것들을
(후세에게) 알리면서, 우리의 남은 생애동안
생명의 존귀함과 참 의미를 찾아야할 의무가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을 소재로 한 영화로 감독 데뷔한(1971년)이래
줄곧 구상을 해왔었다는 이 작품은 15년 만에
결실을 본 셈인데,
베트남을 소재로 한 많은 전쟁 영화 중에서도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
특히 많이 비교를 하는 작품이 되었다.
형이상학적으로 어느 면에서는 어려운 영화로 꼽힌
‘지옥의 묵시록’이 미군 고급장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이 영화는 한 엘리트 사병의 눈으로 본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그 누구편도 들지 않고) 아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한편, 프랑스 영화계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New Waves)의 기수들,
알랑 레네(Alain Resnais/ ‘히로시마, 내 사랑’,
1959년에 음악참여),
프랑수아 트뤼포(Francois Truffaut/‘피아니스트를 쏴라’,
1960년에 음악 참여),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Contempt’,
1963년에 음악참여)등과
젊은 시절이던 1950년대 말부터 뜻을 같이하면서
영화 음악으로 프랑스 영화계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조르주 들르뤼(Georges Delerue. 1925-1992, 프랑스)
다이엔 레인(Diane Lane)의 데뷔작인
‘리틀 로망스(A Little Romance.1979)‘도 그렇지만
평소에 클래식음악 한 두곡을 영화에 잘 인용하기로 유명하다.
환갑을 넘긴 노년에는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에도
큰 족적을 남겼는데,
그가 무척 존경한다는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의
음악 선배, 새뮤얼 바버(Samuel Barber. 1910-1981)의
작품을 이번에 영화음악으로 선곡한 것은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포스터의 사진으로도 인용이 되어서 그렇겠지만
이 영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명장면은
역시 헬리콥터로 죽음의 계곡에서 철수하는 대원들의
눈 앞에서 벌 떼처럼 달려드는 적군의 총알 세례를 받고
엘리어스가 위로 팔을 뻗치면서 쓰러지는 처참한 광경
(위의 포스터 사진과 아래 동영상 참고)이 아닐 수 없는데,
이때 들리는 비장한 분위기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작품 11번(Adagio For String, Op.11)’
크리스가 흙먼지 자욱한 공항에 내리는 첫 장면과
대공세 다음날 아침에 불도저로 시체를 치우고 있는
그 끔찍한 전장 터를 벗어나는 마지막 장면을 포함하여
전편에 걸쳐(마을이 불 탈 때, 빗속에서 수색을 할 때 등등)
대여섯 번 정도 들을 수가 있다.
그리고 이곡은 그 어느 누구의 지휘와 연주보다도
(특히 번스타인 버전과 비교해 보아도)
이 조르주 들르뤼가 편곡하고 지휘한
이 OST 버전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바버가 로마에서 공부를 할 때 현악 4중주곡(1번 2악장)으로
작곡을 하였고 1936년에 처음 발표를 했다고 하는데
바버의 의도는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는 진혼곡답게
너무나도 슬프게만 들린다.
그래서 일까?
지금도 이곡은 미국 뉴욕의 ‘9.11사태’ 당시의 희생자들을
위한 년래 추도식에서 계속 들을 수가 있다고 한다.





바버의 작품을 선곡하고 또 전체 오리지널 스코어(OS)를 담당한
들르뤼와는 별도로 팝 뮤직 수퍼바이저인
버드 카 (Budd Carr)도 의미 있는 팝송 3곡을
영화 속에 삽입 하였는데, 치열한 전투를 끝내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마리화나 파티를 할 때
환각의 분위기하면 절대로 빼어 놓을 수가 없는
제퍼슨 에어플래인(Jefferson Airplane)의
1966년도 히트 곡, ‘White Rabbit’
먼저 분위기를 잡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 곡으로서
이곡과는 정반대의 역설적인 의미를 지닌
“우리는 마리화나 나 LSD를 하지 않습니다.” 라는
범생이 적인 가사로 만들어진
‘Okie From Muskogee(Merle Haggard 노래)’ 가
흐르는데 그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에서는 서유석 님이 오래전에 이곡에다
한글 가사를 붙여 노래한 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삽입한 음악들이 서로 반대적 의미인 경우는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식으로 반스와 엘리어스의 입장을
음악적으로 다시 정리 해주는 셈이다.
한편, 흑인 백인 가릴 것 없이 약에 취해
텐트 안에서 합창을 하는 곡은
스모키 로빈슨과 미러클(Smokey Robinson & The Miracles)의
‘Tracks of My Tears’라는
오래된 소울 뮤직이다.





아버지, 마틴 쉰(Martin Sheen. 1940, 오하이오)
‘지옥의 묵시록’에서 독백을 하였지만,
아들, 찰리 쉰(1965, 뉴욕)도 이 영화에서
독백을 하는 것이 재미난 우연의 일치인데,
역시 이 영화가 그를 스타덤에 올렸고, 또 출연한
대부분의 배우들도 지금은 거의 스타들이 되어 있다.
(물론 감독, 올리버 스톤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자니 뎁(Johnny Depp. 1963, 켄터키)의
신인시절 모습도 볼 수가 있지만,
역시 탐 베린저(Tom Berenger. 1949, 시카고)의
섬뜻한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필리핀에서 촬영을 한 이 작품을 위해 모든 출연자들이
특별 유격 군사 훈련을 별도로 오랫동안 받았다고 하는데,
많은 군사전문가의 참여도 리얼한 영상제작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올리버 스톤은 1978년에
디어 헌터(Deer Hunter) 를 제작하고 감독한
마이클 치미노(Michael Cimino. 1939, 뉴욕) 선배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였다.
그리고 1987년도, 제59회 아카데미상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포함 4개 부문과 그해 골든 글로브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포함3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 OST 앨범 수록곡리스트:



01. Adagio For Strings "The Village" by Platoon Soundtrack
02. Tracks Of My Tears by Smokey Robinson
03. Okie From Muskogee by Merle Haggard
04. Hello, I Love You by The Doors
05. White Rabbit by Jefferson Airplane
06. "Barnes Shoots Elias" by Platoon Soundtrack
07. espect by Aretha Franklin
08.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by Otis Redding
09. When A Man Loves A Woman by Percy Sledge
10. Groovin' by The Young Rascals
11. Adagio For String by Platoon Soundtrack

* 관련 동영상모음:











revised. May.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