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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이야기들-1970년대상

브라더 썬, 시스터 문/ Brother Sun, Sister Moon 리뷰 + 동영상 모음

by 음악평론가김제건 2013. 6. 12.
브라더 썬, 시스터 문/ Brother Sun, Sister Moon 리뷰 + 동영상 모음
1972년/감독: Franco Zeffirelli/ 주연: Graham Faulkner + Judi Bowker
음악: Donovan + Riz Ortolani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이후 생략)
널리 알려진 ‘평화의 기도(Peace Prayer)’
(맨 아래의 영어전문 참조)의 일부분이다.
일명 ‘성 프란시스의 기도’ 로도 널리 알려진
이 명 기도문을 만든 이는 1228년 7월16일,
교황 그레고리 4세(Pope Gregory IX )에 의해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성인 반열에 오른 수사(Friar),
‘아씨시의 성 프란시스’
(또는 프란치스, Saint Francis Of Assisi)
인데,
1181년 9월26일에 이태리의 움브리아(Umbria)지방,
아씨시(Assisi)에서 태어나고, 또 같은 곳에서
1226년 10월3일에 천국으로 간, 바로,
프란체스코 베르나도네(Francesco Bernardone)
청년 시절,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바로 이 영화이다.



13세기 초의 어느 날,
안개가 자욱한 들판에 한 사람이 비틀거리며 걸어오다,
성문 안에 들어서자마자 그만 앞으로 쓰러지고 만다.
성안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지고,
이곳, 아씨시(Assisi)의 지배계급이자 거상인,
베르나도네(Pietro Di Bernardone-Lee Montague, 1927, 영국)
전쟁터에서 돌아오다 쓰러진 그 아들을 안고 황급히 집으로 달려간다.
환영연은 고사하고 몇 날 몇 밤을 침대에서 꼼짝 못하는 아들....
그는 “전쟁은 아름답다“고 외치며
용감하게 십자군전쟁에 출전하였던 외아들,
프란체스코(Francesco-Graham Faulkner, 1947, 영국)로서
지금은 참혹한 전쟁의 충격과 그 후유증으로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며 누워있다.
어느 맑은 날, 창밖의 새소리에 문득 눈을 뜬 프란체스코는
한 마리의 (종달)새를 따라 위험한 지붕위에까지 올라가,
새에 입맞춤을 하면서 그 자유로움을 찬양하는데, (아래 사진)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프란체스코의 정신 상태를 차츰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들판에 나가, 꽃 과 나비 등을 쫓아다니며 이상한 행동을
계속하는 그를 두고(아래 사진) 성안의 사람들까지도 점차 그가
미쳤다고 말하기를 시작하는데.
급기야는 모든 주민들이 참석한 미사 도중에 갑자기 “No !"라고
고함을 지르기에 이른다.



노란 꽃들이 만발한 들판에서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여자친구,
클레어(Clare- Judi Bowker, 1954 영국)와도
재회를 하였지만 그 이상한 증세가 여전한 프란체스코.
그러던 어느 날, 들판의 언덕 밑에서 다 허물어져가는 한 교회
건물(성당)을 발견하고 다가 간 그는 벽의 낡은 십자가를
응시하다 일순간 성령의 감화를 받게 된다.
(아래 도노반의 노래가 나오는 동영상 장면)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궁핍한 이웃 빈민들에게 비단을 비롯한
집안의 귀중품들을 창밖으로 던지며, 나눔의 교리를 실천하려다,
이에 격노한 아버지, 베르나도네의 채찍질 세례를 받고 그의 손에
붙잡혀 성내의 귀도(Guido-John Sharp, 1920, 영국) 주교 앞으로
심판을 받으러 끌려 나간다.
도대체 무엇을 원하느냐? 는
주교의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을 하는 프란체스코.
“저는 영혼의 행복을 원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고 순수하게 살고 싶습니다.
저도 지난날엔 어둠 속에서 많이 괴로워하였지만,
이젠 햇님 형제께서 제 영혼을 밝게 해주십니다.
이제 저는 제 아버지가 추구하는 물질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영혼의 풍요로움을 되찾기 위해 저 빈 들판에서
거지처럼 살고 싶습니다.
예수님도 또 그의 사도들도 다 그런 거지가 아니었었나요? “

그리고는 입고 있던 모든 옷을 벗고, 신었던 가죽신발 조차
벗어 아버지에게 주고 나서, 주민들의 놀란 눈초리를 뒤로하고
나체로 아씨시 성문을 나선다. (아래 포스터 참조)



한편, 프란체스코와 함께 출전을 하였다가 뒤늦게 돌아온
베르나르도(Bernardo Di Quintavalle-Leigh Lawson, 1945 영국)
전장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프란체스코가 부와 명예를 버리고
성 밖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가는데,
빈민들을 보살피면서, 흰 눈 속에서도 맨발로 돌 벽을 쌓고 있는
프란체스코를 보고 그를 도와주기로 결심을 하게 되고,
또 베르나르도의 동조로 6-7명의 청년들까지 합세를 하게 된다.
(성 프란체스칸 수도회의 탄생 배경)
물론 여자 친구였던 클레어도 이젠 사랑을 받기보다는 사랑을
직접 주고 싶다며 자원을 하여, 시냇가에서 머리를 깎는 의식을
프란체스코로 부터 직접 받게 된다.
(타 작품에서 연인으로 묘사된 적도 있는 이 클레어는 나중에
성녀, ‘St. Clare‘가 됨)

드디어 돌 하나하나를 힘겹게 쌓아올려 재건이 된
‘성 다미아노(San Damiano)'성당.
수많은 사람들이 꽃과 과일 그리고 어린 양과 오리 등을 들고
모여들면서 봉헌 찬양을 함께 드리고, 또 감사의 눈물을 흘린다.
하루하루를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보살피고 간호하는 젊은 수사들.
그러다보니 성안의 기존성당은 신도들이 점점 줄어들고,
이젠 귀족들과 부자들만 모이는 텅 빈 교회로 변해 가는데,
이에 귀도 주교는 못된 음모를 모의하고, 프란체스코 일행들이
봉사활동을 하러 나간 사이에 주교의 군사들이 들이닥쳐
성 다미아노 성당에 불을 지르고, 이를 말리던 신도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 한다.



왜? 왜? 왜?
주님, 도대체 제가 잘못한 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눈물을 흘리며 자괴감에 빠진 프란체스코.
그러다 문득 교황님을 뵙고 자문을 구하고픈 마음이 들면서,
5명의 일행과 함께 로마를 향해 무작정 맨발로 걸어가는데,
도중에 예전의 친구였던 귀족,
파올로(Paolo, Kenneth Cranham, 1944 영국)
조롱과 방해를 받게 된다.
교황청 앞에서 거지같은 몰골로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한없이
기다리는 수사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이 변한 파올로의 주선으로 드디어 교황을
알현하게 되는데, 교황 앞에서 파올로가 써준 원고를 읽던
프란체스코는 갑자기 예수님의 산상 설교내용을 인용하면서
우리는 신과 재물을 동시에 가질 수 없다고 외치기 시작한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중략)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후략) “

화려한 의상의 성직자들이 가득 찬 으리으리한 접견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고, 감히 누구에게 설교를 하느냐는
거만한 고함소리와 함께 프란체스코 일행은 경비에 의해
체포가 되어 쫓겨나는데,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성령의 감동을 받은
교황 (Pope Innocent 3세, Alec Guiness, 1914. 영국)
그들을 다시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선 참으로 네게 큰 은총을 내리신 것
같다고 말하고, 부와 권력의 횡포를 부린 우리들을
용서해 달라며 친히 무릎을 꿇고서,
프란체스코의 맨발에 입맞춤을 한다. (아래 사진)



1946년,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우에서 태어난
도노반(Donovan Phillips Leitch)
1965년에 ‘Ready Steady Go !' 라는 TV 시리즈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인 이후,
같은 해, ‘Catch The Wind' 와 ’Colours' 라는 곡들로서,
'영국의 밥 딜런'으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고,
‘Mellow Yellow(1966)', ‘Sunshine Superman(1966)',
‘Atlantis(1968)'등으로 가수로서 성공을 하기 시작하였지만,
영화계와도 그는 결코 무관하지 않았다.
1969년에는 배우로 첫 출연도 하였고
(총 3편의 영화 와 2편의 TV극 출연)
영화 음악 작곡도 1966년 이후, TV극을 포함해 총 6편에
관여를 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그의 역량이 가장 잘 돋보인
작품이 바로 이 영화인 듯하다.
이기심 때문에 안보이고 안 들렸던 햇님 형제와 달님 자매,
그리고 이제는, 바람 형제와 공기 자매까지도 주님의 사랑으로
내 마음이 열린 뒤에는 그 사랑을 통해 보이고 들린다.
“는
제목부터가 우선 낭만적인 이 영화의 동명타이틀 주제곡의
가사는 프란체스코의 또 다른 유명한 성가인,
'The Canticle of Brother Sun and Sister Moon'
에서 일부를 인용을 하였다지만,
그 서정적인 멜로디 또한 무척이나 아름답다.



Brother Sun and Sister Moon,
I seldom see you, seldom hear your tune
Preoccupied with selfish misery.
Brother Wind and Sister Air,
Open my eyes to visions pure and fair.
That I may see the glory around me.
I am God's creature, of God I am a part
I feel your love awaking in my heart
Brother Sun and Sister Moon
I now do see you, I can hear your tune
So much in love with all that I survey.




도노반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연주음악으로도 시종일관 등장하는
이 메인 테마 (Main Theme)곡 외 에도 이 영화는 마치 도노반의
뮤직비디오 모음과도 같이 (대사 없이- 때론 뮤지컬 스타일로)
프란체스코가 전장에서 돌아오는 첫 장면서부터 그가 만든 여러
곡들을 들을 수가 있다. (맨 아래의 OST 수록곡 목록 참조)
야생화가 만발한 들판을 프란체스코가 헤매다 무너져있는
성 다미아노 성당을 발견한 날을 노래한 ‘The Lovely Day‘
눈 내리던 어느 겨울날,
베르나르도가 프란체스코를 찾아왔을 때와
또 성 다미아노 성당의 봉헌 예배 때, 다함께 노래하는
“자유롭게 살려면, 선을 행하며 천천히 세상을 살라”
도노반의 노래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 영화는 영어 버전과 병행으로 제작한
‘Fratello Sole-Sorella Luna‘ 라는 제목의
이태리어 버전의 음악 연출을 다르게 한 것도 특징인데,
도노반의 노래들로 가득 찬 영어판과는 달리, 이태리어 판은
화제작, ‘몬도가네(1962)'의 주제곡, ‘모어(More)‘로도 유명한
리쯔 오르또라니(Riz Ortolani, 1931 이태리)
오리지널 스코어(OS)를 만들면서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동명 타이틀의 메인 테마(Main Theme)곡은 그대로 사용하였고,
도노반의 노래 대신 끌라우디오 바그리오니(Claudio Baglioni)의
좀 더 성악 적이고 종교적인 창법으로 들을 수가 있다.

* 아래는 두 버전의 비교영상과 Magnus Svensson 버전, 그리고 연주:







이태리 출신이지만, 오랜 고생 끝에 영국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 1923 이태리)
올리비아 허쎄이(Olivia Hussey, 1951, 아르헨티나)와
(본명:Olivia Osuna)
레너드 와이팅(Leonard Whiting, 1950, 영국) 같은
뛰어난 신인들을 발굴하여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1968)으로
주연 배우들 못지않게 일약 스타 감독으로 출세를 하였는데,
4년 만에 만든 이 후속 작으로 또 다시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시 과감하게 영국 출신의 신인
배우들을 주연으로 기용하였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성공한
캐스팅이라는 평을 듣지 못하게 되고,
대신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무대 디자이너 출신, 제피렐리의
작품들의 큰 특징인 뛰어난 영상미가 극찬의 대상이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아름다운 영상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로 훌륭한 장면들을 많이 연출하였는데,
'핀찌 콘티니의 정원(Giardino Dei Finzi-Contini, Il. 1970)’
으로 이미 유명해진 촬영 감독,
엔니오 과니에리(Ennio Guarnieri, 1930. 로마)
힘을 합쳐, 이태리의 토스카나(Tuscany)지방과 움브리아(Umbria)
등지에서 찍은 영상은 너무나도 출중하다.
하지만 솜사탕같이 달콤한 영상미에만 너무 치중을 하였는지,
정작 성인(聖人)으로 변신을 하는 프란체스코가 전해주어야만 할
감동 묘사에는 소홀하였다는 단점을 노출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미국 서부해안의 미항,
샌 프란시스코(San Francisco)라는 도시 이름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짐작이 되겠지만, 매년 10월4일이
바로 이 프란체스코를 기리는 ‘성 프란시스 데이’ 라고 한다.
그리고, 워낙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성인이어서 그런지
이 ‘아씨시의 성 프란시스’를 주제로 한 영화들은
이미 무성영화 시절서부터도 많이 만들어져 왔었는데,
20세기말부터는 오페라로도 공연이 되면서 더욱 더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그에 관한 주요 작품들을 시대 별로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다.

* Frate Francesco (1927) - Giulio Antamoro 감독 (USA)(무성)
* San Francisco De Asis (1944) - Alberto Gout 감독 (Mexico)
* The Flowers Of St. Francis (1950) - Roberto Rossellini 감독 (Italy)
* Francis Of Assisi (1961) - Michael Curtis 감독 (USA)
* Cotolay (1966) - Jose Antonio Nieves Conde 감독 (Spain)
* Francesco d' Assisi (1966) - Lilianna Cavani 감독 (Italy)
* Brother Sun, Sister Moon (1972) - Franco Zeffirelli 감독(UK + Italy)
* Francesco (1989) - Lilianna Cavani 감독 (Italy)
* 오페라, Saint Francois D' Assise - Olivier Messiaen 작곡(1983. 빠리 초연)
* Francesco (2002) - TV 극 (Italy)
* Reluctant Saint: Francis Of Assisi (2003) - TV 극 (USA)




전 세계적으로 히피들의 방종이 절정을 이루고,
베트남 전쟁의 반전 운동이 막바지에 이른 1970년대 초에
시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보였던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2년 전, ‘러브스토리(Love Story, 1970)'때도 그랬지만,
대중 문화계에 참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것이 형제이고 자매”라는
성 프란시스의 정신으로만 이 세상이 움직여진다면
무슨 다른 문제들이 있을 수 있겠는가?
‘UCC의 보고‘라는 유 튜브(YouTube)
버디 캄포트(Buddy Comfort)가 부른 이 영화의 주제곡에 맞춰
참으로 잘 편집을 한 동영상(영화장면 포함)이 올려져있는데,
“ 당신에겐 인생을 살아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There Are Two Ways To Live Your Life).
하나는 삶에는 아무런 기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다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A Miracle). “
라는
첫 장면에 나오는 훌륭한 문구가 이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만든다. (필수 감상)



* 2004년에 재발매 된 도노반의 앨범, ‘Brother Sun, Sister Moon‘ 수록곡들:



1.The Little Church – 3:26
2.The Lovely Day – 2:20



3.Lullaby – 2:31


4.Brother Sun, Sister Moon – 2:02
5.A Soldier's Dream – 3:03
6.Shape in the Sky – 2:35
7.Gentle Heart – 3:52
8.The Year Is Awakening – 3:15
9.Island of Circles – 2:56
10.The Lovely Day (Instrumental) – 2:16


* ‘평화의 기도(Peace Prayer)’ 영어 전문: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discord, unity;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error, tru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sadness, joy;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O Lord, grant that I may not so much seek happiness for myself,
to be consoled as to console,
to be loved as to love,
to be understood as to understand.
For it is in giving that we receive,
it is in pardoning that we are pardoned,
and it is in dying that we are born to eternal life. Amen.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15번째 영화리뷰, Oct.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