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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이야기들-1990년대중

미녀 훔치기 / Stealing Beauty (Lo Ballo da Sola) 리뷰 + 동영상 모음

by 음악평론가김제건 2012. 1. 17.
미녀 훔치기 / Stealing Beauty (Lo Ballo da Sola) 리뷰 + 동영상 모음
1996년/각본 + 감독: Bernardo Bertolucci/주연: Liv Tyler + Jeremy Irons 외
음악: Richard Hardley /113분



2004년도 초에 빠리에 있는 미용가협회라는 단체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미모의 여배우 탑 텐(Top Ten)
발표하였다.
영예의 1위인 오드리 헵번 (1929-1993, 벨기에)에 이어
리브 타일러 (립 타일러 - Liv Tyler, 1977. 미국 포틀랜드)
2등을 차지하였다고 해서 좀 의아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2001-2003)
출연한 이후에 그녀의 인기는 상종가 인 듯 하고,
또 서구에서의 그녀의 인기는 우리들이 여기서 생각하는 것
이상인 듯하다.
1994년에 데뷔한 이래
19세의 나이로 출연하였던 이 영화의 극중에서의
나이도 역시 같은 19세로서, 대학 신입생 역을 맡았는데,
화장을 거의 안 한 듯한 청순한 그녀의 모습에서
‘반지의 제왕’ 에서의 성숙한 그녀와는 또 다른
풋풋하고 싱그러운 매력을 느낄 수가 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엄마가 생전에 즐겨 머물렀다는
이태리의 토스카나(투스카니) 지방의 어느 시골 별장에 (아래 사진)
미국에서부터 먼 길을 날아와 여름 방학을 보내게 되는
루시 하몬 (Lucy Harmon-리브 타일러,1977. 미국 포틀랜드).
4년 만에 다시 찾은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는 엄마의 친지들은
성장해 가면서 엄마를 똑 닮아가는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도
놀라지만 그녀가 19세에도 아직 숫처녀란 사실에 더욱 놀란다.
아니? 그런데, 그게 어디 놀랄만한 일인가?
(우리나라 같으면) 당연한 일이지......
그러나 그동안, 예술적인 에로티시즘을 줄곧 주장 내지 표방을 해온
베르나르도 베르토루치(Bernardo Bertolucci. 1941-2018. 이태리)
여전한 연출 방식은 “아니? 아직도 그 나이에....?” 라는
묘한 설정으로, 제목에서의 ‘미(The Beauty)’ 라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은근히 암시하면서,
“그렇다면, 과연 누가 그녀에게 첫 경험을 ? ” 이라는
(부수적인) 주제로 자연스럽게 옮겨 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베르토루치 감독이 성(Sex)만으로
이 영화의 주제들을 모두 다 채웠다고는 보기 힘들다.
오히려 그의 18번이랄 수 있는 야한 장면들도 별로 없을뿐더러
(누드는 간혹 좀 나오지만), 나이든 사람들과 또 젊은이들이
함께 자유분방하게 여름을 즐기는 이 별장에서
청춘이야말로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운가를
더욱 더 강조하는 마치 ‘청춘 예찬론’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별장 빌라안의 옆방에서 요양 중인 늙고 병든,
알렉스(Alex-Jeremy Irons,1948, 영국)같은
남성들은 아닌 게 아니라 그녀의 ‘미(The Beauty)’
훔치고 싶은 욕망이 자연스럽게 들 수도 있는 것 이다.
그러나 13번째의 작품이 되는 이 영화의 각본도 직접 쓴
베르나르도 베르토루치감독의 가치관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Last Tango In Paris. 1973)'
비롯한 과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이미 증명하였듯이 아무래도
동양적인 윤리관과는 거리가 좀 먼 듯하다.
자살한 엄마도 19년 전에 여기서 자기를 임신했다는 설정에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아버지가 친아버지가 아님을 알게 되고
그렇다면 누가 과연 엄마랑 이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또 나를 임신했을까 하는 자아(Identity)발견의 궁금증
갖게 한다는 자체가 우리들의 정조관이나 성 윤리관 하고는
거리가 있지 않은가 싶다.
하기야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근래에는
‘결혼 할 때 까지 순결 지키기’ 운동이 있다는 걸 보면
그것을 꼭 동양적 윤리관으로만 보기는 힘들겠지만......
어쨌든 영화는 주인공 루시가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관객들이 짐작을 하던 인물이 아닌 어느 엉뚱한 녀석과
영화 후반부에서 그 ‘미(The Beauty)‘를 상실하는 걸로
막을 내린다.



베르나르도 베르토루치의 2003년의 화제작인
‘몽상가들(The Dreamers)’같이
이 작품도 어느 한곡의 주제곡 대신 매우 많은 팝송들을 삽입하여
영화 음악으로 응용하는 시도를 또 다시 하였는데
이 영화의 OST를 듣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점은 아주 오래된
옛 곡들과 근래의 음악들이 참으로 조화를 잘 이루었다는 것 이다.
그중에서도 영화,
'모정(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1956)'
주제곡을 작곡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새미 훼인(Sammy Fain-Samuel Feinberg. 1902-1989. 뉴욕)
1938년에 작곡을 한 뮤지컬 ‘바로 이 길(Right This Way)‘
주제곡의 하나인 ‘I'll Be Seeing You’도 매우 인상적인 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I'm A Fool To Want You' 로 잘 알려진
빌리 할리데이 (Billy Holiday)가 부른 버전이
이 영화에서는 들려오지만, 이곡은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가 되어 진저 로저스(Ginger Rogers)가 출연을 한
1944년의 영화 주제곡으로서도 또 다시 유명해진다.



한편, 선배인 빌리 할리데이(1915-1959. 미국)의
인기 못지않게 큰 각광을 받았던
니나 시몬(Nina Simone. 1933-2003. 미국)
불렀던 재즈 버전의 ‘My Baby Just Cares For Me’
매우 훌륭한 삽입곡이 아닐 수 없다.
이곡은 1928년의 뮤지컬 ‘우피(Whoopee)‘의 주제곡으로서,
니나 시몬이 1958년에 재즈 스타일로 리메이크하여
다시 발표를 하였는데 오늘날에도
그녀의 대표적인 곡(Signature Song)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음악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은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토루치(Bernardo Bertolucci)
남녀노소,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 이 여름 별장의 다양한 분위기를
이렇게 오래된 옛 곡들에서부터 매우 현대적인 감각의 락(Rock)뮤직에
이르기까지 여러 스타일의 삽입곡들로서 간접 표현을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포티셰드(Portishead)의 현대적인 감각의 락 음악,
‘Grory Box’라는 곡과



또, 첫 장면에서 나오는 리즈 훼어(Liz Phair)의 ‘Rocket Boy’,
그리고 샘 필립스(Sam Phillips)의 ‘I Need Love’같은 곡들이
주인공, 리브 타일러의 싱그러운 젊음의 미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다. (아래 OST 목록 참조)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런 다양한 삽입곡들 가운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고 또 가장 유명한 곡은
역시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Superstition’
아닌가 싶은데, 이곡이 흐르는 파티 장면 역시
영화줄거리에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Very superstitious, writing's on the wall,
Very superstitious, ladders bout' to fall,
Thirteen month old baby, broke the lookin' glass
Seven years of bad luck, the good things in your past.
When you believe in things that you don't understand,
Then you suffer, Superstition ain't the way
Very superstitious, wash your face and hands,
Rid me of the problem, do all that you can,
Keep me in a daydream, keep me goin' strong,
You don't wanna save me, sad is my song.
Very superstitious, nothin' more to say,
Very superstitious, the devil's on his way,
Thirteen month old baby, broke the lookin' glass,
Seven years of bad luck, good things in your past




그리고 영화 음악에 삽입곡의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평을 받고 있는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대표작품인
'이지라이더(Easy Rider. 1969)'에서도
지미 헨드릭스의 버전으로 사용된 바가 있는
‘6이 9라면(If 6 Was 9)'이라는 락 음악도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이 영화에서는 Bootsy Collins 와 Axiom Funk가
1996년에 리메이크를 한 카버 버전으로 등장을 한다.



1992년의 ‘데미지(Damage)’에서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1948, 영국)
반인륜 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참으로 못된 역할을 맡아서
그를 아끼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나,
흥행은 오히려 대성공을 거둔 적이 있었다.
‘미녀 훔치기(Stealing Beauty)‘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VHS Tape 버전으로 출시 될 때는
’데미지’의 인기 때문인지, ‘데미지 2편’이라고
제목을 붙이는 황당한 일도 한 때 있었다.
하지만 물론 그 영화랑은 전혀 관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제레미 아이언스도 이 영화에서는 “그녀가 아직도 처녀란다”
라는 한심한 소문이나 퍼트리는 병든 노인 역의 조연에
불과하다고 말 할 수 있다.
다만 R 이란 영화등급만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
‘투스카니의 태양(Under The Tuscan Sun. 2003)‘
비롯하여 수많은 영화들의 배경으로 등장을 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태리 토스카나(투스카니)의 시골 경치는
이 영화 속에서도 너무나 평온하고 또 무척이나 아름다워,
역시 이 지방이 등장한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렇지만
제3의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하였다.
물론 그러기에 그 안에다 머물고 있는 주인공의 싱그러운
청순미 역시도 너무나 신선하다는 느낌을 그냥 안겨주는 것이다.



178Cm의 늘씬한 미를 과시하는 주인공, 리브 타일러 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드림 온(Dream On)’ 등으로 잘 알려진 밴드,
에어로 스미스(Aerosmith)의 그 유명한 락 스타,
스티븐 타일러(Steven Tyler.1948, 뉴욕) 이다.
재미난 것은 실제로 리브 타일러 역시도 이 영화의 루시처럼
어렸을 때는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잘 몰랐었다고 하는 점이다.
그런데도 그나마 모델이었던 엄마의 영향을 받고 잘 자라나
현재의 여배우 탑 텐에 당당히 올라있다는 것은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는데, 물론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2001-2003)의
출연이야말로 그녀에게는 가장 큰 기회였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DVD로 출시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에서 RC1 으로만 출시),
추천할 만한 숨어있는 아름다운 작품 중의 하나 인
‘미녀 훔치기(Stealing Beauty)’에서,
리브 타일러(Liv Tyler)
스윗 앤 이노센트(Sweet & Innocent)
우리들도 마음껏 훔쳐보도록 하자.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2 Wicky - Hoover, Hoover, Hooverphonic
02. Glory Box - Portishead
(본문에 동영상)
03. If 6 Was 9 - Axiom Funk, Buckethead, Bootsy Collins
04. Annie Mae - John Lee Hooker
05. Rocket Boy - Liz Phair

06. Superstition - Stevie Wonder (본문에 동영상)
07. My Baby Just Cares for Me - Nina Simone (본문에 동영상)
08. I'll Be Seeing You - Billie Holiday (본문에 동영상)
09. Rhymes of an Hour - Mazzy Star
10. Alice - Cocteau Twins
11. You Won't Fall - Lori Carson
12. I Need Love - Sam Phillips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Dec.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