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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이야기들-1980년대중

블루 벨벳 / Blue Velve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by 음악평론가김제건 2013. 5. 13.
블루 벨벳 / Blue Velve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86년 /각본 + 감독:David Lynch/주연; Kyle Maclachlan+Dennis Hopper
Laura Dern+Isabella Rossellini/음악:Angelo Badalamenti/96분



숭배를 의미한다는 라틴어, ‘컬츠(Cults)’에서 유래를 하였고,
또 이미 대중화된 단어이긴 하지만 그래도 굳이 해석을 하자면,
소수 팬들이 광적으로 좋아하고 숭배하면서 즐기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컬트 무비(Cult Movie)’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영화인,
데이빗 린치(David Lynch. 1946년생. 미국 몬타나).
2004년도 봄에는 영국의 가디언 지가 선정한 ‘세계의 명감독 40인’ 중
에서도 당당히 영예로운 1위의 감독으로 뽑혔는데
(대중적으로 호불호가 분명한 개성적인 감독이다 보니 이점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일반 영화팬들이 상당히 많았다),
무엇보다도 그의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창조성을 높이 샀었다고
심사위원들은 말을 하였다.
(2위: 마틴 스콜세지/ 3위: 조엘과 에단 코엔 형제)



이상하고(Weird) 기괴한 초현실주의적 영화로 일반인들에게
오해를 받기도 하는 이 ‘컬트 무비’를 액션이나 멜로드라마 같이
또 다른 장르 무비로 단순 규정지을 수는 없는데,
미스테리 범죄 스릴러물로도 분류가 되는 필름 누아르(Film Noir)
성격의 이 작품, ‘블루 벨벳(Blue Velvet)’ 역시 확실히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컬트무비’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대기만성형의 데이빗 린치를 세상에 널리 알린 1977년의
‘이레이저 헤드(Eraser Head)‘와 비교해 볼 때, 그 징그럽고
괴기스러운 면은 많이 사라지고, 대신 일반 관객들에게도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이 많이 가미되긴 하였지만,
그래도 그의 ‘18번’이 어디 가겠는가?
화가이기도 했던 린치 감독의 여전히 환상적이고 기이한
실험적인 상상력은 바비 빈튼의 오래된 팝송을 들으며
구상을 했다는 이 영화에서도 역시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또 다른 어두운 세상의 관문을 의미한다는 잔디밭에
떨어진 사람 귀 한 조각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집 마당에서 쓰러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오랜만에 럼버튼(Lumberton)의 고향 집을 찾은 대학생,
제프리(Jeffrey-Kyle Maclachlan, 1959, 미국 워싱턴).
바로 옆집에 사는 형사, 존(John Williams)의 10대 딸,
샌디(Sandy-Laura Dern, 1967, 미국 LA)와 함께
우연히 발견을 한 이 사람 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블루 벨벳(Blue Velvet)‘ 이란 곡을
무대에서 즐겨 노래하는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여자 가수,
도로시(Dorothy-Isabella Rossellini, 1952, 이태리 로마)
에게 몰래 접근을 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마약 밀매업자이자 정신분열적인 악당,
후랭크(Frank-Dennis Hopper, 1936, 미국 캔사스)
광기 어린 행동과 부딪치게 되는데, 이즈음서부터 린치감독이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야릇하게 전해주는 성적 호기심과
스릴을 관객들은 동시에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다.



납치된 남편과 아들 때문에 새디스트이기도 한 후랭크의 그 어떤
명령에도 꼼짝없이 복종할 수 밖에 없는 불쌍한 가수, 도로시의
역할을 맡은 로마 출신의 이사벨라 로셀리니(Isabella Rossellini)
완전 나체로 온몸을 던져 펼친 열연이 가장 먼저 화제로 떠올랐었다.
(모델 출신인 그녀는 “백야(1985)”출연 이후 2번째 작품인 이 영화로
인하여 린치감독과는 실제로 사랑하는 정부 사이가 된다.)

그러나 연기의 압권은 역시
‘블루 벨벳(Blue Velvet)’‘꿈속에서(In Dreams)’라는
올드 팝송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악한 후랭크 역의
데니스 호퍼(Dennis Hopper)의 진짜 미친 자 같은 광기어린 연기다.
(실제 마약과 술로 인한 재활 치료 후 첫 출연)
겉으론 무척이나 평화롭게 보이는 이 소 도시, 럼버튼의 어두운
음지 속에 숨어 있는 이 두 캐릭터, 도로시와 후랭크야말로 그래서
밝은 양지에 있는 제프리나 샌디보다도 어쩌면 더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들 일 수가 있는데, 그 점이 바로 데이빗 린치
(아래 사진 우측)의 무언의 바람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제까지 나온 린치의 영화들 가운데에서 작품성도 그렇지만,
음악적인 연출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을 받고 있는 이 영화의
동명 타이틀곡, ‘블루 벨벳(Blue Velvet)’
1964년에 빌보드 차트에 1위에 오름으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졌었다.
바비 빈튼(Bobby Vinton. 1935, 미국 펜실배니아)
1963년도의 버전이 이 영화의 오프닝 첫 장면에서도 들려오지만,
그러나 최초로 이곡을 녹음하였던 가수는 1951년도에
토니 버넷(Tony Bernett. 1926. 뉴욕)이었고,
일 년 전인 1950년에 어느 패션쇼에서 무명의 가수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발표가 되었었다고 한다.
아주 부드러운 천의 일종인 이 벨벳(Velvet)을 우리나라에선 예전에
어르신들이 일본어의 영향을 받았는지 ‘비로드’ 또는 ‘비로도’ 라고도
불렀었는데 바비 빈튼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이미지가 참 잘 맞는다.
영화 속에선 악당 후랭크가 좋아하기 때문에 푸른색의 벨벳 천으로
만든 가운을 도로시는 입을 수밖에 없지만, 그녀가 무대에서
야릇한 표정으로 부르는 이곡의 창법과 편곡은 참으로 묘하다.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as the night
Softer than satin was the light
From the stars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ere her eyes
Warmer than May her tender sighs
Love was ours Ours a love I held tightly
Feeling the rapture grow
Like a flame burning brightly
But when she left, gone was the glow of
Blue velvet But in my heart there'll always be
Precious and warm, a memory
Through the years And I still can see blue velvet
Through my tears She wore blue velvet
But in my heart there'll always be
Precious and warm, a memory Through the years
And I still can see blue velvet Through my tears






메인 타이틀곡으로 선곡이 된 ‘블루 벨벳(Blue Velvet)‘
주인공 바비 빈튼보다도 데이빗 린치가 10대 시절서부터
더욱 더 좋아했었다는 가수는 바로
로이 오비슨(Roy Orbison.1936-1988, 텍사스)이었다고 한다.
그가 1961년에 발표하였던 자작곡, ‘크라잉(Crying)‘을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에서도 사용하였지만,
1963년도의 자작곡, ‘꿈 속 에서(In Dreams)’라는 명곡은 린치가
직접 쓴 이 영화의 줄거리와 대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인공인 제프리를 잡아다가 감독의 이름과도 같은 린치를 가하는
장면에서 두 번씩이나 등장을 하는 이 아름다운 올드 팝송은
그 잔인한 폭력 장면과는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매우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명곡이건만 정반대적인
언밸런스한 분위기로 이곡을 사용한 그 아이디어가 참으로
데이빗 린치답다.
이곡 외에도 로이 오비슨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은 오히려 오비슨이
죽고 난 후 상당히 많은 영화들에 등장을 하면서 더욱 더 각광을
받기도 하였는데,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1990)’ 이나
‘온리 더 론리(Only The Lonely. 1991)‘도 그렇지만, 1999년에는
‘인 드림스(In Dreams)’ 라는 공포영화에 다시 한 번 이곡이
동명 타이틀곡으로 사용됐었다,



A candy-colored clown they call the sandman
Tiptoes to my room every night
Just to sprinkle stardust and to whisper:
"Go to sleep, everything is alright"
I close my eyes Then I drift away
Into the magic night I softly sway
Oh smile and pray Like dreamers do
Then I fall asleep to dream my dreams of you
In dreams...I walk with you
In dreams...I talk to you
In dreams...you're mine
All of the time We're together
In dreams...In dreams But just before the dawn
I awake and find you gone
I can't help it...I can't help it If I cry I remember
That you said goodbye To end all these things
And I'll be happy in my dreams
Only in dreams In beautiful dreams






‘블루 벨벳(Blue Velvet)’ ‘꿈속에서(In Dreams)’라는 명곡들이
이 영화 음악의 주인공들이라면, 이 곡들에 버금가는 뛰어난 조연급의
명 팝송 삽입곡이 한 곡 더 등장을 하는데,
1945년에 제니퍼 존스(Jennifer Jones)와 조셉 코튼(Joseph Cotten)이
주연을 했던 영화, ‘러브 레터(Love Letters)’의 동명 타이틀 주제곡이
바로 그 곡이다.
‘셰인(Shane. 1953)’의 주제곡 등 수많은 서부 영화음악으로 잘 알려진
빅터 영(Victor Young. 1899-1956. 미국)이 작곡을 하여
미국 아카데미상의 후보곡도 되었지만, 영화 개봉 후에 에드워드 헤이먼
(Edward Heyman. 1907-1981. 뉴욕)이 쓴 가사를 붙여 딕 헤임스(Dick
Haymes)가 부르면서 유행을 하기 시작하였고, 1966년의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의 버전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히트를 하였었다.
이 영화에 사용이 된 여자 배우, 케티 레스터(Ketty Lester. 1938. 미국)
버전은 1962년에 발표가 되었는데, 재미난 건 이 ‘사랑의 편지’는 바로
널 없앨 수 있는 ‘장전된 총‘이라고 후랭크가 제프리를 겁주는 장면에서
엉뚱한 의미로 언급되고, 또 총격전의 배경음악으로도 역설적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곡도 그렇고 위에서 언급한 세 곡 모두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달콤한 ‘사랑 노래(Love Song)’라는
점이 린치가 직접 선곡을 한 삽입곡들의 특징이 아닐 수 없다.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의 교향곡을 들으면서 촬영에 임하였다는
데이빗 린치는 이 작품서부터 그의 긴밀한 협력자(Collaborator)가 되어
‘트윈 픽스(Twin Peaks. 1990)’, ’로스트 하이웨이(Lost Highway.1997)‘,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2006)‘등으로 그의 짝꿍 작곡가로 계속 활약을 하는
앤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 1937, 미국 뉴욕)에게
이 작품의 메인 테마(Main Theme)를 쇼스타코비치의 러시아적인
분위기를 약간 가미하되, 한편으론 무색무취하게 만들어 달라는
아주 까다로운 주문을 했었다고 한다.
(말이 안 되는 듯 한 이런 요구는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말이 그렇지, 이런 미스테리 스릴러물과는 어울리지 않을만한 정반대
분위기의 주제곡을 주문한 셈인데, 메인 테마는 그렇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직접 쓰는 각본들의 실력만큼 대단한
데이빗 린치의 음악적 열정과 재능은 이번엔 그가 직접 작사를 한
‘사랑의 미스테리들(Mysteries Of Love)’이라는 곡으로 거듭
증명이 된다(OST 앨범에 수록).
제프리가 샌디와 춤을 출 때, 또 둘이 사랑의 통화를 할 때 등,
마치 사랑의 테마(Love Theme)곡 같이 사용이 된 이곡은 세 가지
스타일의 버전으로 OST 앨범에 수록이 되었는데, 메인타이틀 곡은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곡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주제곡인 셈이다.





하늘에서 천사가 등장할 때 들려오는 음악 같은 분위기가 린치가
바달라멘티에게 요구한 스타일이었다고 하니,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악당, 후랭크의 광기까지 감안해 볼 때, 작품 전체의
음악적 분위기를 위하여, 린치가 얼마나 다양한 컨셉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글쎄? 줄리 크루즈(Julie Cruise)가 부른 이곡을 들어보면
과연 천사가 등장하는 그런 분위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매우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 음악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원래는 영화의 이 부분에는 린치가 평소 가장 좋아한다는
Simon & Garfunkel 의 ‘The Sound Of Silence“를 삽입곡으로
쓰려했었으나 예산부족으로 제작자가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음악들을 작곡할 것 같지 않은 약간은
험상궂게 보이기도 하는 작곡가, 앤젤로 바달라멘티는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에서도 갱으로 직접
출연을 했었지만, 이 영화에서도 도로시가 노래를 하는 클럽의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얼굴을 잠시 보여주었다 (위의 사진).
그 역시도 데이빗 린치 못지않은 상당한 괴짜라지만, 그러나
이런 별난 괴짜 천재들의 특별한 노력덕분에 우리들이 더욱
더 다양한 영화들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크나 큰 기쁨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일 년 전, ‘백야(White Nights. 1985)'에서 흑인 탭 댄서의 아내
이었던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이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였지만, 개봉 초기에 작품이 악평을 받자 자신의 연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한동안 시달리기도 했었다고 한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1. Main Title (위의 동영상)
2. Night Streets/Sandy And Jeffrey
3. Frank
4. Jeffrey'S Dark Side
5. Mysteries Of Love - (French Horn Solo)
6. Frank Returns
7. Mysteries Of Love - (Instrumental)
8. Blue Velvet/Blue Star
(위의 동영상)
9. Lumberton U.S.A./Going Down To Lincoln
10. Akron Meets The Blues
11. Honky Tonk Part 1
12. In Dreams - Roy Orbison
(위의 동영상)
13. Love Letters (아래= 엘비스 프레슬리 버전)


14. Mysteries Of Love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Feb.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