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단상 – 사랑의 맹세
원로 분들께서 하시던 말씀 중에
“맹세를 함부로 하지 말라.”는
젊어서는 잘 이해가 안 되던 그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너무나도 불확실 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모든 세상이 다 자기 것만 같았던
혈기 왕성하고 철없던 시절에는
젊음도 사랑도 모두 다 영원할 것만 같았습니다.
또 그 당시에 즐겨 듣던 이런 음악의 가사들도
사랑은 영원하다고 뒷받침을 해주었죠.
그래서 저 역시도 그 “사랑의 맹세“ 라는 걸
겁 없이 했었던 것 일까요?
패티 페이지를 너무나 좋아하여서
예명을 같은 이름으로 지었다는
패티 김 님에게 가수로서의 큰 명성을
안겨 주었던 국내시장 데뷔 곡이
바로 ‘사랑의 맹세-틸’ 이라는
번안 곡(가사: 박 춘석)이었습니다.
“틸-푸른 밤하늘에 달빛이 사라져도 사랑은 영원한 것.
틸- 찬란한 태양이 그 빛을 잃어도 사랑은 영원한 것.
오- 그대의 품안에 안겨 속삭이던 사랑의 굳은 맹세.
틸- 강물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도, 사랑은 영원한 것.“
"바다가 모두 마르고(Till All The Seas Run Dry),
적도의 태양이 식을 때까지
(Till The Tropic Sun Glows Cold)
그리고 강물이 거꾸로 흐를 때까지
(Till The Rivers Flow Upstream)
나 그대를 사랑하리라(My Darling I'll Adore You).“
라는 영어 가사(작사가: Carl Sigman)와
별 차이가 없이 우리말로 작사를 참 잘 했습니다.
그런데 이곡도 알고 보면,
‘장미 빛 인생(La Vie En Rose)’이나
‘고엽(Les Feuilles Mortes)‘등과 같이 팝송화가
되면서 더욱 더 잘 알려진 오리지널 샹송이지요.
샬 당베르(샤를-Charles Danvers)가 작곡을 하였고,
삐에르 뷔이쏭(Pierre Buisson)이 불어 가사를
작사하여 ”Prière Sans Espoir” 라는 제목으로
뤼시앙 루피(Lucien Lupi)가 1956년에 처음 발표했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태리의 깐쪼네 가수이자
배우인 까떼리나 발렌떼(Caterina Valente)가
1957년에 이태리어로 부르면서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하게 되었고, 이후
토니 베넷(Tony Bennett) (1961),
셜리 뱃시(Shirley Bassey) (1961) 등의
영어 커버 버전으로 점점 알려지다가,
패티 김의 ‘사랑의 맹세’로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반세기가 지나간 이 아름다운 명곡같이
제 인생도 어느새 반세기 이상이 훌쩍 지났습니다.
사랑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철없던 시절이던
1960-70년대에 바라보고 생각하던 사랑(관)과
지금 나이 든 21세기에 관망하는 사랑(관)은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죠?
그런데, 언젠가 어느 나이트클럽에서 듣던
색소폰 연주의 이곡은 제가 술에 좀 취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연주 분위기가 너무나도 촉촉하여서 그랬는지
슬프기까지 하더군요.
그러면서 그 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젊던 시절에 패티 김이 노래하였듯이
“ 푸른 밤하늘에 달빛이 사라져도 사랑은 영원한 것“
이라는 그 가사를 과연 우린 아직도 믿고 있는 걸까요?
Jay. Ja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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