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베의 연인/ La Ragazza Di Bube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부베의 연인/ La Ragazza Di Bube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63년/각본+감독: Luige Comencini/주연:Claudia Cardinale + George Chakiris
음악; Carlo Rustichelli/106분



전쟁 중에는 오직 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한 몸이 되었던 동료들이 종전 후에는
각자의 이념에 따라 서로 편을 가르기 시작했는데,
1940년대 중반의 유럽 전체에 불어 닥친 좌익 사상의
물결은 (우리의 상상이상으로) 실로 대단하였다고한다.
특히 산악지대에서 독일군과 맞서 싸웠던
파르티산(파티즌, Partisan)출신들이
(한국에서는 ‘빨치산’ 이라고 주로 불리 움)
종전 후에 귀향을 하게 되면서 고향에서 모두 영웅시
되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실제 역사적인 배경 속에
이 영화는 종전 후의 어수선한 이태리를 무대로 하여
파르티산 유격대출신의 청년, 부베(Bube)와
그의 약혼녀, 마라(Mara)의 사랑 이야기를
고전적인 해석으로 그리고 있다.



제2의 소피아 로렌이라 불리며 엄청난 각광을 받았던
끌라우디아 까르디나레 (Claudia Cardinale, 1938,
튜니지아) 가 그 역을 맡은 마라 (Mara)는
전쟁 통에 같이 전우로 지내면서 독일군에 대항하여
싸우다 전사를 한 그녀의 오빠의 소식을 전하려온
부베 (조지 차키리스-George Chakiris, 1934, 미국)에게
(2년 전, 1961년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 출연한 이후
완전히 성격이 다른 역할이다) 반하게 된다.
그리고 (출신 성분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친정아버지
덕분으로 쉽게 약혼까지는 하였는데,
좌우 이념 갈등 속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을 하게 되는
부베는 졸지에 도피자 신세가 되고
그와 함께 숨어 있는 것도 잠시뿐,
공산당의 명령에 따라 그는 끝내 국외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없는 동안 20살이 되는 마라는
인쇄소를 하는 좋은 조건의 한 남자를 만나 청혼까지
받게 되지만, 그 사이에 국내로 몰래 잠입하다
체포가 되어 14년형을 선고받은 부베를 위해
일편단심이 되기로 결심을 한다.



앤소니 퀸(Anthony Quinn)의 불후의 명작,
‘길 (La Strada, 1954)’에서도 그렇지만
이 영화 역시 우리나라의 1940년대 중후반의 당시
실정과 참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방 후의 사회적인 좌우 이념 갈등과 그로 인한
충돌 등도 그렇지만 그 시절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남녀 교제의 그 어떤 봉건적인 기준선 등은
(가이드라인 = 부모가 정해준 배필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고무신 바꿔 신는 일’이 절대로 없는
여인의 지조 등은 21세기 오늘날 물질 만능시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오래 전의 한국 영화계에서도 큰 유행이었던
멜로 드라마의 좋은 소재들이 되기도 하였지만,
마치 신영균과 최은희 등이 주연을 한 아주 오래된
한국의 흑백 고전영화들과 그 주제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듯 한 느낌도 든다.
그리고 그런 한국의 영화들과 정서적으로 비슷한
몇 가지 흥미로운 점 들 중에서 또 다른 예로는,
마라가 스테파노와 함께 데이트를 하는 도중에
비비안 리 주연의 애수 (Wateroo Bridge. 1940)에
관한 영화 이야기들을 하면서
(연애할 때 가장 흔한 얘기 주제?)
지정석이 없는 허름한 삼류극장에 가는 장면
(아래 사진)도 빼놓을 수가 없다.
(또 얼른 빈자리를 하나 잡아 마라만이라도 우선 앉히는
스테파노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참으로 낯설지 않았던
풍경이었다.)



마라가 데이트 도중에 들르게 되는 한 야외 축제에서는
미국의 그 유명한 글렌 밀러(Glenn Miller)악단의
‘In the Mood’라는 곡이 흘러나와 당시의 이태리에서
유행하던 음악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도 있다.
그러나 (영화)음악 하면 역시 이 영화의 첫 장면에서부터
무려 10 여 번 이상 연주 음악으로 계속 흘러나오는
동명의 메인 타이틀곡, ‘부베의 연인’(아래 음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1939년부터 영화 음악계에 몸을 담은 이래,
2004년11월에 로마에서 타계하기 전까지
무려 250여 편에 가까운 영화 음악을 만들어온
이태리 음악계의 또 한명의 대부
까를로 루스띠켈리(Carlo Rustichelli. 1916-2004, 이태리).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이 주제곡은 그 애절한
멜로디가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바 있고,
또 (故) 배호님은 1960년대 후반에 동명의 한글 제목
(김 성운 작사)으로 이곡을 발표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렇게 계속 쉬지 않고 흐르던 이 주제곡도 공교롭게
마라가 잠시 스테파노를 만나는 동안에는 나오지 않는다.
제목에 (마라의 임자인) 부베가 들어가 있어서 그럴까?









* DVD 관련 코멘트:
원본 영화의 필름상태가 안 좋아서 그렇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근래 출시된 DVD의 화질상태는
흑백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불량한 편인데,
음질 역시 모노(Mono)로서, 위축된 사운드로
들어야만 하는 주제곡이 한편으론 불쌍할 정도이지만,
그래도 출시 자체만으로도 감사를 해야 할까?
경위 (리핑 이던 아니던)야 어떻든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출시된 이런 숨은 진주 같은
명작에 대해 품질을 평하기도 미안한 현재의 한심한
DVD 시장 상황에서 무엇이라 더 코멘트를
할 수가 있겠는가? 그저 감사할 뿐이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1. Bube
2. Stefano
3. Rievocazione
4. Liberazione
5. Bube, Addio!
6. ...Un Rimpianto
7. Desiderio Spento
8. Malinconia Lontana
9. Passi
10. Viene la Sera
11. Nebbia sul Fiume
12. Mara...T'amo
13. Nascosti!
14. Ricordo Tragico
15. Mercato Paesano
16. Risveglio
17. Ansie
18. Citta Lontana
19. Sei tu Sola
20. La Ragazza di Bube



* 관련 동영상모음:








revised. Ma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