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A Space Odyssey 리뷰 + 동영상 모음
1968년/감독: Stanley Kubrick /주연: Keil Dullea + Gary Lockwood 외
음악: Stanley Kubrick 외/ 156분(Premiere Cut)
20세기 중반, 인간의 달 착륙 계획이 수립되고 난 몇 년 후,
1969년 7월20일.
미국의 아폴로11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자,
사람들은 워낙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우주 과학 기술 덕에
21세기만 되면 달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별들은 다 인간들
마음대로 왕래하고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들을 한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21세기가 열리는 2001년에는
아마도 이럴 것 이다! 라고 용감하게 년도 수까지 표기를 하면서
이런 SF 작품을 만들기도 하였겠지만
그러나, 제목에 등장하는 2001년도가 한참 지난 지금 다시
이 작품을 보면, 우리들이 너무 일찍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도 무척 큰 것이었겠지만,
최초의 달 착륙이후, 1/3세기가 지난 지금도 달나라가기가 그리
쉽지 않자, 1969년의 달 착륙자체가 조작되었다는 음모론까지
한 때 나돌게 되었다.
여하튼 인간이 달에 가기 일 년 전에 이미 개봉이 되었던
이 화제작은 당시의 세계적인 공통 관심사이었던 우주개발의
꿈에 들떠있던 우리들의 마음에 더욱 더 (희망을) 부채질을
하였던 것도 사실이었다.
우선 (영화의) 제목부터가 얼마나 환상적이고 절묘한가?
물론 이 단어자체가 (장기간의) 여행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인류의 과거라고 할 수 있는 호머(Homer)의 (고전) 서사시에
등장하는 오딧세이(Odysseus, Odyssey)를
인류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우주와 접목하여 자연스럽게
인류가 나아 갈 길을 제시하고 또 상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게
참으로 대단하다.
더군다나, 작품성 역시 그 뛰어난 상상력과 독창성으로 인해서
이제까지 ‘인간이 만든 최고로 위대한 SF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대단한 평가도 받았다.
(우주 관련) 과학자 출신의 작가,
아서 씨. 클락(Arthur C. Clarke. 1917, 영국) 의 단편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은 후, 1964년에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Dr. Strangelove)’를 발표 하자마자, 클락을
초청하여 뉴욕에서 1964년 내내 공동으로 대본을 집필하고 완성한,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미국 뉴욕).
MGM 영화사와 접촉하기 전에는 소설로만 이 작품을 출판하려
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대로 상상을 표현할 수 있는 S F 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영화의 줄거리는 얼핏 봐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비논리적이고 일관적이지 않은) 난해한 요소들이 무척이나 많다.
따라서 이 공동 저자들이 전제로 한 ‘인간들보다 훨씬 더 월등하고
대단한 지능의 외계인‘(또는 신적인 존재)이 우주의 어디에선가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과 함께, 또 그 이상한 물체,
모노리스(The Monolith)를 먼저 잘 이해를 하여야만 한다.
소설로 출판을 했을 경우에 제목으로 원래 생각하였다는
‘별들 너머의 여행(Journey Beyond Stars)’이라는 타이틀로
1965년 2월부터 제작에 돌입한 이 영화는 우선 크게 제 4 부
(막 또는 장)로 그 내용을 구분할 수가 있는데, 각 부마다
각각의 부제를 붙여 그 시대와 배경을 요약하고 있다.
제1부: 인류의 시작(The Dawn Of Man)
지평선위로 해가 떠오르고 또 지는 황토색의 광활한 자연풍광과
황량한 바람소리만 들리는 유인원 선사시대의 모습이 약 15분간
계속된다.
이름 모를 이상하게 생긴 동물들과 어울리면서 육식으로 살아가던
(원숭이 같은 모습의) 인류의 조상(The Ape-Man)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검은색의 기념비(Black Monument) 모양의 ‘모노리스’가
등장을 한다(위의 사진),
이날 이후, 죽은 동물의 뼈를 도구로 사용하여 사냥을 하고, 공격용
무기로 패싸움을 할 때도 사용을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2부: 우주여행 (영화에는 자막이 나오지 않음)
갑자기 장면이 우주로 전환되면서,
광대한 우주의 모습과 그 속을 비행하는 우주선들,
또 (큰 바퀴 형태의) 우주정거장의 모습 등이 보인다.
극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클레비어스 행성과 달을 향해가던
프로이드 박사(Dr. Heywood Floyd-William Sylvester, 1922-1995 미국)는
잠시 우주정거장을 경유하여 달에 도착을 하는데, 400만 년 전에
달의 타이코 분화구 근처에 40피트 깊이로 묻힌 (목성을 향해 강한
라디오 주파를 발생하는) 모노리스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그의 주 임무인 것이다.
제3부: 목성탐사임무, 18개월 후(Jupiter Mission, 18 Months Later)
길게 생긴 우주선, 디스커버리 안에서 셰도우 복싱을 하며 조깅을 하는
데이브(Dr. Dave Bowman-Keil Dullea, 1936 미국 오하이오)는
후랭크(Dr. Frank Poole-Gary Lockwood, 1937, 미국)
(위의 사진)와 함께 단 둘이서 목성을 향해 가는
(최초의 목성 유인선) 비행임무를 18개월째 수행중이다.
목성에 내려 임무를 수행 할 나머지 3명은 동면중인 상태인데,
어느 날 (감정까지도 있는) 완벽하기 그지없다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
HAL 9000 (Douglas Rain 이 음성 연기)이 갑자기 반란(?)을 일으켜
동면중인 3명과 기체외부를 수리중인 후랭크를 죽이고, 또 후랭크를
구하러 외부로 나간 데이브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그의 생명에도
위협을 가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HAL 9000의 기능을 상실시킨 데이브는 비행출발
전에 미리 녹음이 된 메시지를 듣게 되는데, HAL 9000만이 알고 있던
이 비행의 극비임무는 18개월 전에 달에서 발견이 된 모노리스의
존재를 목성에서도 확인하고 탐사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제4부: 목성과 미지의 저편(Jupiter, And Beyond Infinite)
결국 혼자서 목성에 접근을 한 데이브는 목성궤도를 떠다니는
이상한 큰 물체, 모노리스를 목격하게 되고,
(일 인승) 이동 우주선으로 목성에 착륙을 시도하는 순간,
모노리스가 중간에 나타나면서, 그때부터 데이브는 갑자기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간흐름과 이상한 광경들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동’을 통해 자기의 이동 우주선이 로마
스타일로 꾸며진 웬 큰방 안에 들어와 멈춰있는 것을 보게 되고,
혼자서 식사를 하는 검은색의 옷을 입은 사내와 또 침대에서
곧 죽을 것 같은 어느 노인도 목격하는데, 아니? 바로 자기
자신의 형상을 한 사람이 아닌가?
잠시 후, 그 미지의 물체, 모노리스는 이방 안에도 또 다시
등장을 하고(위의 사진), 곧이어 침대에 누워 빛을 발하는
새로운 생명체, 즉 태반 같은 캡슐 안에 웅크리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보이며, 또 그 아이의 모습은 이어지는 광대한 우주속의
장면에서 다시 보이면서 영화가 막을 내린다 (아래 사진).
워낙 난해한 줄거리(특히 제4부) 때문에 보는 사람들마다
나름대로 다 각각의 해석들을 하게 마련인데,
특히 제4부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지구로 귀환한 후에
자신이 다시 윤회를 하는 모습으로 해석한 사람들도 있지만,
이 역시도 그렇게 간단히 풀이할 내용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나와 똑 같은 생명체가 이 우주 어디에선가 또
함께 존재한다는 가설이 작품에 반영이 되었기 때문이라는데,
여하튼 이 영화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죽은
스탠리 큐브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불가능 한 일 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달 착륙 이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 속에서,
이동 우주선이 달의 기지에 착륙하는 모습(또 달 표면 모습
포함) 과 기발한 우주선들의 형태 (내부 모습포함),
또 인간의 지능수준으로 발전 하는 컴퓨터, 카드식 영상
공중전화, 음성 확인 출입 시스템, 와이드 스크린 모니터,
손바닥만 한 녹화기, 등등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경악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오늘날의 실제 현실이 된
기가 막힌 영화장면들은 큐브릭의 탁월한 (예지)상상력을
더욱 더 찬양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디스커버리‘라는 우주선의 이름도 실제 NASA가
이후에 사용을 하였지만, ‘Star Wars’시리즈 를 만든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를 비롯한 수많은 후배 영화인들과
방송인들에게 이 영화가 (제작용) 매뉴얼 역할을 톡톡히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래사진처럼 우주선의 내부는 이후 대부분의 SF 영화들에게
기준 Modeler가 되었다.)
1999년 3월, 70세의 나이로 사망한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1999)’까지,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러하지만, 이 영화의 음악 역시 기존에 발표되고
잘 알려진 (클래식)음악들을 삽입곡(Non Original Music)으로
잘 인용을 하였다.
아예 처음부터 별도의 영화 음악가를 기용조차 하지도 않았지만,
인류 최초의 도구인 동물 뼈가 공중으로 던져지면서, 제 2부의
우주공간으로 절묘하게 전환이 되는 장면에서 부터 등장을 하는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2세 의 ‘왈츠(Waltz-Op.314)‘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An Der Schonen, Blauen Donau)’의
선곡은 참으로 환상적이다.
행성들과 우주선, 그리고 우주정거장이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마치 왈츠 춤을 추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오스트리아의 비공식국가(國歌)라고도 불리는] 비엔나 왈츠의
대표적인 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1867년 발표)’를
이 SF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우주선들의 비행 장면에다
인용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기발한 (역)발상이 아닐 수 없는데,
SF 영화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가 않았던 이 고전적인 왈츠
음악은 그러나 너무나도 멋지게 들려온다.
이 음악은 플로이드박사 일행이 달의 기지에 착륙을 할 때도
다시 한 번 더 들려오지만 두 번 다 이 음악(박자)에 맞추어
모든 장면들을 편집한 것이 큰 특징이다.
하지만, 큐브릭이 선곡한 고전음악 중에 이 영화의 제1의 주제곡
(Main Theme)은 바로 독일 출신의 심포닉 포엠(Symphonic Poem)의
대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Thus
Spoke Zarathustra, Op.30, 1896년 발표) 이다.
인류의 조상(The Ape-Man)이 죽은 큰 동물의 뼈들을 유심히 쳐다 보다
그 뼈의 한 조각을 도구로 사용해 파괴를 시작하는 장면에서 전격적으로
들려오는 이 음악의 팡파르 부분이 주는 (시각적, 청각적) 충격은 실로
대단하여서 바로 이 장면을 빼고는 이 영화를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이 영화의 대표적인 명장면이 되었다. (아래 사진)
(그리고 난해한 결말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한 번 더 들을 수가 있다.)
한편, 이 음악은 이후, 1973년에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었던
‘위성 중계 생방송(Live Via Satellite)‘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이 되었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하와이 공연 (1969년의 달 착륙방송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다고 함)의 오프닝 테마곡으로 사용이 되면서 대중적으로도 더욱
더 유명해지는데, 그 후에, 엘비스는 항상 그의 쇼의 서두를 장식하는
곡으로 계속 이용을 하게 되었고,
또 2005년의 ‘찰리와 초콜렛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을 비롯하여 약 20여 편의 많은 영화에 다시 등장을 하게 된다.
한편, 제 3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곡은 제 1부와 제 2부에서
모노리스가 보여 질 때 마다 들리고 또 영화의 제 4부,
목성과 미지의 저편(Jupiter, And Beyond Infinite)에서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불협화음같이 요상하게 들려오는
전위적인 전자 음악(Electronic Music)의 권위자,
죄르지 리게티(Gyorgy Ligeti. 1923, 루마니아 /
현재는 오스트리아 시민권자이다)의
‘영원한 빛(Lux Aeterna-아래 음악+OST 5&12번째 곡)’을
포함한 여러 음괴(音傀)기법의 음악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래 OST 의 7&8번째 곡들)
환상적인 장면들과 어울려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아주 적격인 선곡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큐브릭은 이 죄르지 리게티의 또 다른 음악
[‘무지카 리케르카타(Musica Ricercata)’]을
그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1999)’의
요상한 분위기 장면에서 다시 한 번 더 인용을 할 정도로 그의
전위적인 전자 음악을 무척 좋아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리들에게는 ‘칼의 춤(Sabre Dance)’으로 유명한
아람 하차투리안(Aram Khachaturyan. 1903-1978, 러시아)의
‘Ballet Suite Gayaneh’[1986년, ‘에일리언(Aliens)’에도 나옴]도
제 3부가 시작되면서 듣게 되는 고급스러운 선곡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HAL 9000 이 기능을 상실하며 죽어가면서 부르던 노래,
‘데이지 벨(Daisy Bell)'(Harry Dacre 작곡, 1925년의 동명영화의
주제곡)도 역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곡인데, 이곡을 선곡한
이유는 1961년에 최초로 컴퓨터(IBM)가 부른 노래가 바로 이곡이기
때문일 것이다.
1927년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와 함께 SF 영화의
‘모노리스‘같은 존재가 된 이 영화는 제목으로 사용이 된 (실제)
2001년의 봄에 미국의 수많은 대도시에서 디지털로 화면과 음향이
보강이 된 70mm 버전으로 재개봉이 되면서 다시 한 번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영화대본의 공동저자,
아서 클락(Arthur C. Clarke)이 이 작품의 속편 격으로
1982년에 출판을 한 원작소설에 기반을 둔 1984년 작,
‘2010(Odyssey Two, Peter Hyams 감독, Roy Scheider주연)‘은
의외로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클락은 3년후, 1987년 말에 ‘2061: Odyssey Three’를
제 3편으로 출판하였다.
또 1997년 3월에는 오딧세이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3001: The Final Odyssey’[이 영화, 제3부에서 HAL 9000에 의해
먼 우주로 흘러 가버린 후랭크(Dr. Frank Poole)가 지구에서
2만마일 떨어진 어느 곳에서 다시 부활을 한다는 내용]를
또 다시 출판하였다.
생전에 스탠리 큐브릭은 이 영화의 속편들을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힌 적도 있었지만, 그러나 완벽주의자였던 그가 만일
살아서 ‘3001: The Final Odyssey’를 영화화 했었다면
과연 또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아래 사진에서 스탠리 큐브릭의 얼굴을 찾아보세요...)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1. Overtre: Atmospheres
2. Also Sprach Zarathustra (Thus Spoke Zarathustra - Main Title) (본문에 음악)
3. Requiem for Soprano, Mezzo-Soprano, Two Mixed Choirs &Orchestra
4. Blue Danube - (excerpt) (본문에 음악)
5. Lux Aeterna (본문에 음악)
6. Gayaneh Ballet Suite - (Adagio)
7. Juniter & Beyond: Requiem for Soprano, Mezzo-Soprano, Two Mixed Choirs &
8. Orchestra / Atmospheres / Adventures - (altered for film)
9. Also Sprach Zarathustra (Thus Spoke Zarathustra) (본문에 음악)
10. The Blue Danube - (reprise)
11. Also Sprach Zarathustra (Thus Spoke Zarathustra)
12. Lux Aeterna (본문에 음악)
13. Adventures - (unaltered)
14. Hal 9000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183번째 영화리뷰. revised. Feb. 2019.
1968년/감독: Stanley Kubrick /주연: Keil Dullea + Gary Lockwood 외
음악: Stanley Kubrick 외/ 156분(Premiere Cut)
20세기 중반, 인간의 달 착륙 계획이 수립되고 난 몇 년 후,
1969년 7월20일.
미국의 아폴로11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자,
사람들은 워낙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우주 과학 기술 덕에
21세기만 되면 달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별들은 다 인간들
마음대로 왕래하고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들을 한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21세기가 열리는 2001년에는
아마도 이럴 것 이다! 라고 용감하게 년도 수까지 표기를 하면서
이런 SF 작품을 만들기도 하였겠지만
그러나, 제목에 등장하는 2001년도가 한참 지난 지금 다시
이 작품을 보면, 우리들이 너무 일찍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도 무척 큰 것이었겠지만,
최초의 달 착륙이후, 1/3세기가 지난 지금도 달나라가기가 그리
쉽지 않자, 1969년의 달 착륙자체가 조작되었다는 음모론까지
한 때 나돌게 되었다.
여하튼 인간이 달에 가기 일 년 전에 이미 개봉이 되었던
이 화제작은 당시의 세계적인 공통 관심사이었던 우주개발의
꿈에 들떠있던 우리들의 마음에 더욱 더 (희망을) 부채질을
하였던 것도 사실이었다.
우선 (영화의) 제목부터가 얼마나 환상적이고 절묘한가?
물론 이 단어자체가 (장기간의) 여행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인류의 과거라고 할 수 있는 호머(Homer)의 (고전) 서사시에
등장하는 오딧세이(Odysseus, Odyssey)를
인류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우주와 접목하여 자연스럽게
인류가 나아 갈 길을 제시하고 또 상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게
참으로 대단하다.
더군다나, 작품성 역시 그 뛰어난 상상력과 독창성으로 인해서
이제까지 ‘인간이 만든 최고로 위대한 SF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대단한 평가도 받았다.
(우주 관련) 과학자 출신의 작가,
아서 씨. 클락(Arthur C. Clarke. 1917, 영국) 의 단편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은 후, 1964년에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Dr. Strangelove)’를 발표 하자마자, 클락을
초청하여 뉴욕에서 1964년 내내 공동으로 대본을 집필하고 완성한,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미국 뉴욕).
MGM 영화사와 접촉하기 전에는 소설로만 이 작품을 출판하려
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대로 상상을 표현할 수 있는 S F 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영화의 줄거리는 얼핏 봐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비논리적이고 일관적이지 않은) 난해한 요소들이 무척이나 많다.
따라서 이 공동 저자들이 전제로 한 ‘인간들보다 훨씬 더 월등하고
대단한 지능의 외계인‘(또는 신적인 존재)이 우주의 어디에선가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과 함께, 또 그 이상한 물체,
모노리스(The Monolith)를 먼저 잘 이해를 하여야만 한다.
소설로 출판을 했을 경우에 제목으로 원래 생각하였다는
‘별들 너머의 여행(Journey Beyond Stars)’이라는 타이틀로
1965년 2월부터 제작에 돌입한 이 영화는 우선 크게 제 4 부
(막 또는 장)로 그 내용을 구분할 수가 있는데, 각 부마다
각각의 부제를 붙여 그 시대와 배경을 요약하고 있다.
제1부: 인류의 시작(The Dawn Of Man)
지평선위로 해가 떠오르고 또 지는 황토색의 광활한 자연풍광과
황량한 바람소리만 들리는 유인원 선사시대의 모습이 약 15분간
계속된다.
이름 모를 이상하게 생긴 동물들과 어울리면서 육식으로 살아가던
(원숭이 같은 모습의) 인류의 조상(The Ape-Man)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검은색의 기념비(Black Monument) 모양의 ‘모노리스’가
등장을 한다(위의 사진),
이날 이후, 죽은 동물의 뼈를 도구로 사용하여 사냥을 하고, 공격용
무기로 패싸움을 할 때도 사용을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2부: 우주여행 (영화에는 자막이 나오지 않음)
갑자기 장면이 우주로 전환되면서,
광대한 우주의 모습과 그 속을 비행하는 우주선들,
또 (큰 바퀴 형태의) 우주정거장의 모습 등이 보인다.
극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클레비어스 행성과 달을 향해가던
프로이드 박사(Dr. Heywood Floyd-William Sylvester, 1922-1995 미국)는
잠시 우주정거장을 경유하여 달에 도착을 하는데, 400만 년 전에
달의 타이코 분화구 근처에 40피트 깊이로 묻힌 (목성을 향해 강한
라디오 주파를 발생하는) 모노리스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그의 주 임무인 것이다.
제3부: 목성탐사임무, 18개월 후(Jupiter Mission, 18 Months Later)
길게 생긴 우주선, 디스커버리 안에서 셰도우 복싱을 하며 조깅을 하는
데이브(Dr. Dave Bowman-Keil Dullea, 1936 미국 오하이오)는
후랭크(Dr. Frank Poole-Gary Lockwood, 1937, 미국)
(위의 사진)와 함께 단 둘이서 목성을 향해 가는
(최초의 목성 유인선) 비행임무를 18개월째 수행중이다.
목성에 내려 임무를 수행 할 나머지 3명은 동면중인 상태인데,
어느 날 (감정까지도 있는) 완벽하기 그지없다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
HAL 9000 (Douglas Rain 이 음성 연기)이 갑자기 반란(?)을 일으켜
동면중인 3명과 기체외부를 수리중인 후랭크를 죽이고, 또 후랭크를
구하러 외부로 나간 데이브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그의 생명에도
위협을 가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HAL 9000의 기능을 상실시킨 데이브는 비행출발
전에 미리 녹음이 된 메시지를 듣게 되는데, HAL 9000만이 알고 있던
이 비행의 극비임무는 18개월 전에 달에서 발견이 된 모노리스의
존재를 목성에서도 확인하고 탐사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제4부: 목성과 미지의 저편(Jupiter, And Beyond Infinite)
결국 혼자서 목성에 접근을 한 데이브는 목성궤도를 떠다니는
이상한 큰 물체, 모노리스를 목격하게 되고,
(일 인승) 이동 우주선으로 목성에 착륙을 시도하는 순간,
모노리스가 중간에 나타나면서, 그때부터 데이브는 갑자기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간흐름과 이상한 광경들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동’을 통해 자기의 이동 우주선이 로마
스타일로 꾸며진 웬 큰방 안에 들어와 멈춰있는 것을 보게 되고,
혼자서 식사를 하는 검은색의 옷을 입은 사내와 또 침대에서
곧 죽을 것 같은 어느 노인도 목격하는데, 아니? 바로 자기
자신의 형상을 한 사람이 아닌가?
잠시 후, 그 미지의 물체, 모노리스는 이방 안에도 또 다시
등장을 하고(위의 사진), 곧이어 침대에 누워 빛을 발하는
새로운 생명체, 즉 태반 같은 캡슐 안에 웅크리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보이며, 또 그 아이의 모습은 이어지는 광대한 우주속의
장면에서 다시 보이면서 영화가 막을 내린다 (아래 사진).
워낙 난해한 줄거리(특히 제4부) 때문에 보는 사람들마다
나름대로 다 각각의 해석들을 하게 마련인데,
특히 제4부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지구로 귀환한 후에
자신이 다시 윤회를 하는 모습으로 해석한 사람들도 있지만,
이 역시도 그렇게 간단히 풀이할 내용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나와 똑 같은 생명체가 이 우주 어디에선가 또
함께 존재한다는 가설이 작품에 반영이 되었기 때문이라는데,
여하튼 이 영화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죽은
스탠리 큐브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불가능 한 일 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달 착륙 이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 속에서,
이동 우주선이 달의 기지에 착륙하는 모습(또 달 표면 모습
포함) 과 기발한 우주선들의 형태 (내부 모습포함),
또 인간의 지능수준으로 발전 하는 컴퓨터, 카드식 영상
공중전화, 음성 확인 출입 시스템, 와이드 스크린 모니터,
손바닥만 한 녹화기, 등등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경악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오늘날의 실제 현실이 된
기가 막힌 영화장면들은 큐브릭의 탁월한 (예지)상상력을
더욱 더 찬양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디스커버리‘라는 우주선의 이름도 실제 NASA가
이후에 사용을 하였지만, ‘Star Wars’시리즈 를 만든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를 비롯한 수많은 후배 영화인들과
방송인들에게 이 영화가 (제작용) 매뉴얼 역할을 톡톡히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래사진처럼 우주선의 내부는 이후 대부분의 SF 영화들에게
기준 Modeler가 되었다.)
1999년 3월, 70세의 나이로 사망한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1999)’까지,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러하지만, 이 영화의 음악 역시 기존에 발표되고
잘 알려진 (클래식)음악들을 삽입곡(Non Original Music)으로
잘 인용을 하였다.
아예 처음부터 별도의 영화 음악가를 기용조차 하지도 않았지만,
인류 최초의 도구인 동물 뼈가 공중으로 던져지면서, 제 2부의
우주공간으로 절묘하게 전환이 되는 장면에서 부터 등장을 하는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2세 의 ‘왈츠(Waltz-Op.314)‘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An Der Schonen, Blauen Donau)’의
선곡은 참으로 환상적이다.
행성들과 우주선, 그리고 우주정거장이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마치 왈츠 춤을 추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오스트리아의 비공식국가(國歌)라고도 불리는] 비엔나 왈츠의
대표적인 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1867년 발표)’를
이 SF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우주선들의 비행 장면에다
인용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기발한 (역)발상이 아닐 수 없는데,
SF 영화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가 않았던 이 고전적인 왈츠
음악은 그러나 너무나도 멋지게 들려온다.
이 음악은 플로이드박사 일행이 달의 기지에 착륙을 할 때도
다시 한 번 더 들려오지만 두 번 다 이 음악(박자)에 맞추어
모든 장면들을 편집한 것이 큰 특징이다.
하지만, 큐브릭이 선곡한 고전음악 중에 이 영화의 제1의 주제곡
(Main Theme)은 바로 독일 출신의 심포닉 포엠(Symphonic Poem)의
대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Thus
Spoke Zarathustra, Op.30, 1896년 발표) 이다.
인류의 조상(The Ape-Man)이 죽은 큰 동물의 뼈들을 유심히 쳐다 보다
그 뼈의 한 조각을 도구로 사용해 파괴를 시작하는 장면에서 전격적으로
들려오는 이 음악의 팡파르 부분이 주는 (시각적, 청각적) 충격은 실로
대단하여서 바로 이 장면을 빼고는 이 영화를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이 영화의 대표적인 명장면이 되었다. (아래 사진)
(그리고 난해한 결말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한 번 더 들을 수가 있다.)
한편, 이 음악은 이후, 1973년에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었던
‘위성 중계 생방송(Live Via Satellite)‘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이 되었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하와이 공연 (1969년의 달 착륙방송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다고 함)의 오프닝 테마곡으로 사용이 되면서 대중적으로도 더욱
더 유명해지는데, 그 후에, 엘비스는 항상 그의 쇼의 서두를 장식하는
곡으로 계속 이용을 하게 되었고,
또 2005년의 ‘찰리와 초콜렛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을 비롯하여 약 20여 편의 많은 영화에 다시 등장을 하게 된다.
한편, 제 3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곡은 제 1부와 제 2부에서
모노리스가 보여 질 때 마다 들리고 또 영화의 제 4부,
목성과 미지의 저편(Jupiter, And Beyond Infinite)에서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불협화음같이 요상하게 들려오는
전위적인 전자 음악(Electronic Music)의 권위자,
죄르지 리게티(Gyorgy Ligeti. 1923, 루마니아 /
현재는 오스트리아 시민권자이다)의
‘영원한 빛(Lux Aeterna-아래 음악+OST 5&12번째 곡)’을
포함한 여러 음괴(音傀)기법의 음악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래 OST 의 7&8번째 곡들)
환상적인 장면들과 어울려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아주 적격인 선곡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큐브릭은 이 죄르지 리게티의 또 다른 음악
[‘무지카 리케르카타(Musica Ricercata)’]을
그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1999)’의
요상한 분위기 장면에서 다시 한 번 더 인용을 할 정도로 그의
전위적인 전자 음악을 무척 좋아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리들에게는 ‘칼의 춤(Sabre Dance)’으로 유명한
아람 하차투리안(Aram Khachaturyan. 1903-1978, 러시아)의
‘Ballet Suite Gayaneh’[1986년, ‘에일리언(Aliens)’에도 나옴]도
제 3부가 시작되면서 듣게 되는 고급스러운 선곡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HAL 9000 이 기능을 상실하며 죽어가면서 부르던 노래,
‘데이지 벨(Daisy Bell)'(Harry Dacre 작곡, 1925년의 동명영화의
주제곡)도 역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곡인데, 이곡을 선곡한
이유는 1961년에 최초로 컴퓨터(IBM)가 부른 노래가 바로 이곡이기
때문일 것이다.
1927년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와 함께 SF 영화의
‘모노리스‘같은 존재가 된 이 영화는 제목으로 사용이 된 (실제)
2001년의 봄에 미국의 수많은 대도시에서 디지털로 화면과 음향이
보강이 된 70mm 버전으로 재개봉이 되면서 다시 한 번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영화대본의 공동저자,
아서 클락(Arthur C. Clarke)이 이 작품의 속편 격으로
1982년에 출판을 한 원작소설에 기반을 둔 1984년 작,
‘2010(Odyssey Two, Peter Hyams 감독, Roy Scheider주연)‘은
의외로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클락은 3년후, 1987년 말에 ‘2061: Odyssey Three’를
제 3편으로 출판하였다.
또 1997년 3월에는 오딧세이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3001: The Final Odyssey’[이 영화, 제3부에서 HAL 9000에 의해
먼 우주로 흘러 가버린 후랭크(Dr. Frank Poole)가 지구에서
2만마일 떨어진 어느 곳에서 다시 부활을 한다는 내용]를
또 다시 출판하였다.
생전에 스탠리 큐브릭은 이 영화의 속편들을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힌 적도 있었지만, 그러나 완벽주의자였던 그가 만일
살아서 ‘3001: The Final Odyssey’를 영화화 했었다면
과연 또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아래 사진에서 스탠리 큐브릭의 얼굴을 찾아보세요...)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1. Overtre: Atmospheres
2. Also Sprach Zarathustra (Thus Spoke Zarathustra - Main Title) (본문에 음악)
3. Requiem for Soprano, Mezzo-Soprano, Two Mixed Choirs &Orchestra
4. Blue Danube - (excerpt) (본문에 음악)
5. Lux Aeterna (본문에 음악)
6. Gayaneh Ballet Suite - (Adagio)
7. Juniter & Beyond: Requiem for Soprano, Mezzo-Soprano, Two Mixed Choirs &
8. Orchestra / Atmospheres / Adventures - (altered for film)
9. Also Sprach Zarathustra (Thus Spoke Zarathustra) (본문에 음악)
10. The Blue Danube - (reprise)
11. Also Sprach Zarathustra (Thus Spoke Zarathustra)
12. Lux Aeterna (본문에 음악)
13. Adventures - (unaltered)
14. Hal 9000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183번째 영화리뷰. revised. Feb.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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