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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이야기들-1940년대와 이전

모던 타임즈 / Modern Times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by 음악평론가김제건 2012. 1. 4.
모던 타임즈 / Modern Times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36년/ 제작 + 원작 + 각본 + 음악 + 주연: Charles Chaplin
공동주연: Paulette Goddard / 흑백, 87분



사람이 백년을 산다고 가정을 하고,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누적 시간으로 통계를 내어보니,
일하고 잠자는 시간이 각각 30년가량 이고,
신경질 내고 화를 내는 시간이 각각 몇 년씩이라고 하는데,
그에 반하여, 우리가 평생 동안 웃는 시간을 다 더해 보았자,
한 달은 고사하고, 고작 며칠 밖에 되지가 않는다고 하니,
과연 믿을 수가 있는 (통계) 결과 치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만큼 험한 이 세상을 살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는가 보다.
그래서 일까?
이 영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1936)'
주제(Main Theme)곡이자 사랑의 테마(Love Theme)곡인
‘스마일‘(Smile - 아래 가사와 노래)이라고 제목이 붙은 곡은
오늘 날, 문자 그대로 (대단한)모던 타임즈를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우리들의 삶과 현실이 비록 아주 힘겹고
슬프더라도 자꾸 자꾸 웃으라고 권하고 있는 것만 같다.



한 철강공장에서 일을 하는
우리들의 주인공(무명의 노동자 / Charles Chaplin).
생산속도를 높이라는 사장님의 “빨리 빨리”호통 속에서
담배 한대를 필 시간조차 없이 너트를 조이며 혹사를 당하다,
결국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가게 되면서 실직자가 된다.
폐업이 속출하는 경제 공황기에 퇴원을 한 주인공,
트럭 뒤에서 떨어진 붉은 기를 우연히 주워 흔들다
공산주의 파업주동자로 몰려 교도소에도 가게 되고
(채플린이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를 제공했던 문제의 장면),
탈옥을 시도한 무장괴한들을 우여곡절 끝에 물리친 공적을
인정받아 추천장과 함께 출소를 하게 된다.
하지만 갈 곳이 없는 그는 좀 더 교도소에 있으려 한다.
한편, 실직한 아버지와 두 동생의 먹을 것을
여기저기서 훔쳐오면서 간신히 살아가던 부둣가의 어느
소녀 가장(폴렛 / Paulette Goddard. 1910-1990,뉴욕)
아버지가 경찰의 총격으로 거리에서 그만 죽고 나자,
고아원으로 강제로 보내지는 두 동생들을 뒤로 하고
경찰서에서 뛰쳐나와 거리의 떠돌이 소녀가 된다.



감옥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마음을 먹고 일부러 범법행위를 하는
우리들의 주인공은 길에서 빵을 훔치다 잡힌 이 떠돌이 소녀와
우연히 경찰 호송차에 같이 타게 되는데,
교통사고로 차에서 굴러 떨어진 후, 함께 도망을 치게 된다.
그리고 힘을 합쳐 어떻게 해서든 한번 번듯하게 잘 살아 보자고
결심을 한다.
하지만, 백화점 경비원과 기계공의 조수 등으로 취직을 한 후,
또다시 실직을 하게 되는데, 마침, 거리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다 운 좋게 카페에 취직이 된 소녀 덕분에 우리들의 주인공도
웨이터로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게 잘 풀려 간신히 살만하니까, 이번에는
가출 청소년을 잡으러온 경찰에 소녀가 붙잡힐 위기에 처하고,
간신히 둘은 도망을 쳐 먼 길을 함께 떠난다.
다음날 새벽, 길가에서 잠시 신발 끈을 고쳐 매며 쉬는 두 사람.
“살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무슨 소용이 있나요?
(What's The Use Of Trying?)”
라며 우는 소녀에게
“기운을 내! 포기하면 안 돼! 우린 함께 잘 해 나갈 수 있어!
(Buck Up - Never Say Die. We'll Get Along!)“
라는 말로
격려를 하면서 또 다시 길을 나선다.
그리고 찡그린 얼굴의 소녀에게 바디 랭귀지와 표정으로
“스마일(Smile)“이라고 말한 후, 함께 웃으며 길을 걸어간다.

(아래 마지막 시퀀스의 동영상 참고 - 오리지널 판의 끝 장면은 소녀는
수녀가 되고, 주인공인 노동자는 다시 정신병원으로 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주제곡, ‘스마일(Smile)‘의 가사 중에
“What's The Use Of Crying?”이라는 문장도 이렇게 영화의
끝에서 소녀가 울면서 말하던 “What's The Use Of Trying?”을
응용한 재치 있는 가사임을 알 수가 있겠지만,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이 아플지라도 웃으세요......
비록 지금은 하늘에 구름이 가득 끼어있을지라도
내일은 찬란한 햇살이 다시 비취리니........
웃으세요, 웃으세요........“

라는 이 명가사는 그 유명한 올드 팝송,
‘오 마이 파파(Oh! My Papa)’의 가사도 쓴 바가 있는
존 터너(John Turner)
제프리 팔슨스(Geoffrey Parsons. 1910-1987, 영국)
함께 작사를 하였다는데,
물론 작곡자는 이 영화의 제작자인 찰리 채플린 자신이다.
이 영화가 개봉이 된지 무려 20년이 지나서야
미국의 아카데미상(1973년, 제45회)에서
그것도 평생 유일하게,
‘라임 라이트(1952년)’로 음악상을 수상한 찰리 채플린은
제작과 감독, 출연에 한창 분주할 시기였던 1910년대 말의
'Shoulder Arms(1918)‘ 이나 'A Dog's Life(1918)‘부터
영화음악을 만든 것으로 오늘날, 기록이 되어는 있지만,
그러나 이는 처음 개봉을 할 당시에 완성이 된 음악들이
아니고, 채플린의 대부분의 무성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세월이 한참 지난 유성영화 시대에 재개봉을 위하여
특별히 다시 작곡을 한 음악들이다.
(위의 두 영화는 둘 다 1957년에 작곡)
'The Gold Rush(1925년 개봉-1942년 작곡)‘
'The Circus(1928년 개봉-1969년 작곡)‘
역시 마찬가지 경우인데,
채플린이 본격적으로 영화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City Lights (1931)‘때부터의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또 그가 만든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무성영화의 시대가 끝나가고, 사운드 트랙이
개발이 된 유성영화의 새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던
1930년대부터의 일인데,
(최초의 상업 유성영화의 개봉: 1923년, 뉴욕)
바로 이 작품의 주제곡이야말로 ‘영화음악의 초기시대’에
그가 대중적으로 처음 히트를 시킨 작품으로서
그의 영화음악 세계뿐 만아니라
‘세계 영화음악 전체 역사’에도 이정표와 같은
아주 의미가 깊은 작품인 것이다.

* 아래 사진은 이 영화의 시사회 때의 극장 앞 전경:


어쨌든 이곡은 채플린이 만든 ‘영원히(Eternally)’라는
제목의 ‘라임라이트(Limelight. 1952)‘의 주제곡이나
‘이것이 나의 노래(This Is My Song)’라는 제목의
‘홍콩에서 온 백작부인(A Countess From Hong Kong.1967)‘
주제곡과 함께 대중적으로는 가장 유명한 팝송으로
변신 하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냇 킹 콜(Nat King Cole)의
1954년도 버전이 가장 인기를 얻었고, 또 그의 딸인
내터리 콜(Natalie Cole)이 고인이 된 아버지와 함께
노래를 하는 특이한 뮤직 비디오로도 유명하였던 앨범,
‘Unforgettable(1991년 발매)’에 수록이 된 버전으로도
신세대들에게 다시 큰 사랑을 받기도 하였다.



Smile though your heart is aching
Smile even though it's breaking
When there are clouds in the sky, you'll get by
If you smile through your fear and sorrow
Smile and maybe tomorrow
You'll see the sun come shining through for you
Light up your face with gladness
Hide every trace of sadness
Although a tear may be ever so near
That's the time you must keep on trying
Smile, what's the use of crying?
You'll find that life is still worthwhile
If you just smile
That's the time you must keep on trying
Smile, what's the use of crying?
You'll find that life is still worthwhile

If you just smile

* 또 다른 버전모음:










한편, 이곡은 1975년도에 '스마일(Smile)‘이라는
동명 타이틀의 영화(Michael Ritchie 감독)에도 다시
한 번 더 주제곡으로 사용이 된 바가 있었지만,
샌드라 불록(Sandra Bullock)이 주연을 한
‘Hope Floats(1998)’를 비롯하여 최근에도
여러 영화에 계속 삽입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스마일(Smile)‘과 함께 이 영화를 통하여
크게 알려진 또 한곡의 유명한 음악은
우리들의 주인공이 웨이터로 취직이 된 후,
카페에서 혼자서 (웃기는) 춤을 추며 노래를 하던
‘Je Cherche Apres Titine’ 라는 샹송 음악이다.
영화에서는 채플린이 직접 녹음을 하여 최초로
그의 육성을 대중들에게 들려주었지만,
(이런 점들이 바로 이 작품을 채플린의 최초의
유성영화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티틴을 찾는다.’는 의미의 이 고전 샹송은 이브 몽땅
(Yves Montand)을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불러
당시에 이미 널리 알려졌었던 곡이기도 하였다.





특히, 이곡의 초반 팡파르 부분은 한 때 모 TV 방송국에서
‘주말의 명화’ 시간에 오프닝 타이틀곡으로 오래 사용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더 알려진 음악이 되었다.
어쨌든 영화, ‘모던 타임즈’ 하면 또 하나의 잊을 수가 없는
음악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모든 OS는 후에 미국의 영화음악의 대가로 성장을 한
알프레드 뉴먼(Alfred Newman. 1901-1970, 미국)
지휘를 하여 녹음을 하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가 개봉이 될 당시에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었다고도 하고, 또 채플린의 네 번째 결혼
(36살차이)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말들 하지만
21살이라는 무척이나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 (당시 26세),
폴렛 고다드(고다르)
(Paulette Goddard.1910-1990, 뉴욕)
와의
찰리 채플린(1889-1977, 영국, 당시 47세)
세 번째 결혼은 상당한 가십거리를 나중에
대중들에게 제공하였었다.
29살에 처음 결혼을 한 채플린은
평생에 모두 네 번의 결혼식을 갖게 되는데,
밀드레드 해리스(Mildred Harris. 1918-1920, 2년간 결혼)
리타 그레이(Lita Grey.1924-1928, 4년간 결혼) 에 이어서
이 폴렛(Paulette Goddard)과는 이 영화가 만들어진 해인
1936년에 세 번째로 (비밀) 결혼을 하게 되었고
6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유일하게 자식을 낳지 않고
1942년에 헤어지게 된다.
[극작가, 유진 오닐의 당시 18세였던 딸, 우나 오닐
(Oona Chaplin)과는 채플린이 54세인 1943년에
네 번째로 결혼,
1977년, 그가 죽을 때까지 8자녀를 낳고 같이 살았음.]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자전적인 작품, ‘채플린(1992)’ 리뷰를 참조.]
여하튼 13살에 아역모델로 연예계에 데뷔를 한 이래,
출연자 명단에도 오르지 못할 정도의 무명으로서
1929년도부터 십 여 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을 하였던
폴렛으로서는 만난 지 4년이 되는 채플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26세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되면서
채플린이 기대한대로 이 영화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
스칼렛 역에도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로서 한때
부상되기도 했었다.



20세기 후반, 전 세계 '팝의 황제' 이었던
마이클 잭슨(Michael Joseph Jackson. 1958-2009)이
생전에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밝힌바 있는
이 아름다운 주제곡 (위의 동영상)의 배경이 되는
주인공과 떠돌이 소녀의 사랑 이야기와
또 채플린 영화의 대명사인 요란법석을 떠는
슬랩스틱 코미디 장면들도 볼만하지만,
그러나, 이 영화는 뭐니 뭐니 해도,
‘산업화가 되어가는 각박한 세상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A Story Of Industry, Of Individual
Enterprise – Humanity Crusading In The Pursuit
Of Happiness.)
라는 오프닝 타이틀의 자막과도 같이
새로이 펼쳐진 산업사회에서 하나의 부품과도 같이
획일화 되어가는 ‘인간의 기계화 모습‘이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당시에 큰 충격을 준 영화로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고전
'블랙 코미디'의 명작이다.
특히 그런 포디즘(Fordism) 체제 속에서 컨베이어
벨트위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너트들을 쉼 없이
조여야만 하고, 또 그러다 크나큰 톱니바퀴 사이에
갇히기도 하는 노동자의 모습(위의 사진)과
또, 큰 스크린을 통하여 앉아서 이들을 감시하면서
“빨리 빨리“를 외쳐대는 자본가. (아래 동영상 참조)
그리고 심지어 점심시간까지 절약을 하자면서
등장을 하는 자동 급식기계는 아닌 게 아니라
산업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들을 비판하기에
충분한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이 된지 어느새 80년이
더 지나갔건만, 그때보다도 훨씬 최첨단으로 변한
최근의 산업 사회에서의 채플린과 같은
이런 노동자들의 처지는 또 어떠한가?
스마일?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04번째 영화리뷰 / Revised. Jul.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