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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이야기들-1960년대상

티파니 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by 음악평론가김제건 2013. 4. 20.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61년/감독: Blake Edwards/주연: Audrey Hepbern + George Peppard
음악:Henry Mancini/ 115분



해가 갈수록
그 브랜드 네임의 파워가 점점 더 커져가는 듯 한
세계적인 명성의 티파니 (Tiffany & Co.)
명품 보석을 파는 이 (회사) 매장에서
무슨 아침식사를 팔겠는가?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마치 유명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는 것 같은 이런 기발한 제목을 만든
원작 소설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캐포트-Truman Capote.
1924 –1984. 뉴올리언스)
와 TV 시리즈인
‘피터 건(Peter Gunn)’으로 이미 연출 능력을 검증받은
블래익 에드워즈 (Blake Edwards. 1922. 오클라호마)
감독의 그 번쩍이는 아이디어들이 돋보인다.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아주 이른 새벽.
차도 사람도 없는 텅 빈 그 거리에 웬 아리따운
한 아가씨가 택시에서 내리며 영화는 시작이 된다.
검은 드레스에 검은 선 글래스,
그리고 화려한 목걸이를 하고 있는 그녀는 (아래 사진)
바로 19세기부터 존재하였다는 그 티파니 매장의
쇼 윈도우 앞으로 걸어간다.
그리곤 커피 한잔과 대니쉬 패스트리 한쪽으로
서서 아침식사를 하며 꿈을 키운다.
무지무지하게 부자가 되는 꿈을.....
그래서 저기 보이는 보석들을 원하는 만큼 다 살 수 있도록....



꿈을 갖는 것은 무척이나 좋은 일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구체적인 어떤 목표가 있어서
그 꿈을 키워나가는 것은 더 더욱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꿈이
자칫 눈만 높아지는 허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왜냐면 허영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뱁새가 황새를 잘못 따라가다가는 다리가
부러진다는 우리나라의 속담도 있질 않은가.
하지만, 무슨 사연이 있는지,
슬플 때나 우울할 때는 반드시 이 5번가의
티파니 매장 앞에 와야만 기분이 풀린다는
할리(Holly Golightly-Audrey Hepbern, 1929-1993,벨기에)
자기 자신이 바로 ‘뱁새’ 인 걸 모르고 산다.
단지, 언젠가 ‘황새‘(영화에선 ’왕 쥐‘로 표현) 만
잘 만나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으며
‘에스코터(Escorter)’라는 얄궂은 직업을 갖고,
나이에 관계없이 수많은 남성들과 접촉을 하면서 살고 있다.



14살 때, 텍사스의 튤립이란 곳에서 어린 남동생과
함께 우유를 훔치다 수의사인 늙은 그 집주인과
(죄 값을 치루기 위해) 그만 부부로 살게 된
룰라매 반스(Lulamae Barnes-할리의 본명).
세월이 흘러,
동생은 입대를 하고 본인은 뉴욕으로 도망을 쳐 온다.
그리고는 할리라는 가명의 이름으로 변신한 그녀는
이런 복잡한 과거와 또 떳떳치 못한 직업 탓인지
대책 없이 오히려 막 살아가는듯하다.
그런 어느 날, 그녀가 사는 낡은 아파트에
웬 젊고 잘생긴 작가한명이 이사를 오는데, 이 작자,
폴(Paul Fred Valjak-George Peppard, 1928-1994, 디트로이트)
역시도 연상의 유부녀와 떳떳치 못한 관계를 맺으면서
그 대가로 받는 수표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흠은 좀 있지만 다정다감한 무명작가
폴의 등장이야말로 할리에게는 운명적으로 다가온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런 가까이 있는 그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계속 허황된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이 작품은 1958년에 발간이 된
트루먼 카포티 (캐포트-Truman Capote. 1924-1984, 뉴올리언스)
동명 타이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것이다.
원작과는 끝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지만
그러나 오히려 이런 식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가 우리에겐 더욱 즐거움을 준 것 같다.
비록 슬픈 과거에다가 결점들이 많은 두 주인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만적인 방식으로 이들의 인생과
야무진 출세에 관한 꿈을 묘사하여 트루먼 카포티의
생애 최고의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손꼽히고 있다.
영화는 원작자와 제작자의 의견대로 여주인공으로
애당초엔 마릴린 몬로(1926-1962)
생각하고 기획이 되었다고 하는데
한때는 배우로도 활약한바 있었고 (20편 이상 출연)
당시에는 극작가로서도 더욱 바빴던 감독,
블래익 에드워즈 (Blake Edwards. 1922. 오클라호마)
주장이 너무나 강해 최종적으로 오드리 헵번으로
결정이 났다고 한다.
그런데 만일에 오드리가 출연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가 과연 지금처럼 유명해 졌을까?
그리고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 (1954)’
에서의 시퀀스처럼 마릴린 몬로가 부르는
‘문 리버(Moon River)’는 제 분위기가 났을까?
아니, 오히려 그런 가정보다는 자칫 했으면,
이 명 주제곡 자체가 아예 태어나지도 못할 뻔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 1924-1994, 클리블랜드)
이 영화의 주제곡을 사전 작곡할 때, 오직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에만 신경을 쓰고, 또 오드리 헵번만을 위하여
(그녀의 목소리를 감안해 한 옥타브만 사용)
이 주제곡, ‘문 리버(Moon River)’
만들었다 하니, 만일에 마릴린 몬로가 여주인공이었다면
이곡은 애당초부터 탄생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어쨌든, 크랭크인 전서부터 다행스럽게도 오드리 헵번은
이곡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아파트의 창가에 걸터앉아 기타를 치면서
(아래 사진 + 아래 동영상)
오드리가 직접 부르는 바로 이곡은 너무나도 멋이 넘쳐흐르고,
또 끝부분의 빗속의 포옹 장면과 함께, 이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다.





* 앤디 윌리엄스의 노래와 헨리 맨시니의 OST 버전: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I'm crossing you in style some day
You dream maker
You heartbreaker
Wherever you're going
I'm going your way
Two drifters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We're after the same rainbow's end
Waiting round the bend
My Huckleberry friend
Moon River and me


* 다른 버전 모음:









위의 동영상과도 같이
앤디 윌리엄스(1927, 아이오와)를 비롯하여
수백 명의 가수들과 악단에 의해 수많은 버전으로
발표가 되면서 영화음악의 고전으로 손꼽히고 있는
이 헨리 맨시니의 명곡은
자니 머서(Johnny Mercer.1909-1976, 조지아)
좀 추상적이긴 하지만 매우 아름다운 내용으로
멋진 가사를 썼는데, 이 곡은 이듬해 (제34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주제가(Song)상과 음악(Score)상을
모두 작곡가, 헨리 맨시니에게 안겨 주었다.
오드리는 이 영화의 시사회를 마친 후
자기를 위해 특별 작곡을 해준 헨리 맨시니에게
다음과 같은 감사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하는데,
‘문 리버(Moon River)’가 이 영화에 없었다면
이 영화는 마치
“연료가 없는 비행기 (The Aircraft Without Fuel)“
같았을 것이라는 그녀의 편지의 내용은 오늘날에도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
공룡 같은 대도시에 수많은 사연들을 안고 사는 사람들,
누구나 꿈은 있게 마련이지만
그 꿈을 다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또 과연 얼마나 될까?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그 로또 당첨 같은 대박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할리의 모습을 통하여 참으로 복잡한 인생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헛된 꿈을 이렇게 비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April.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