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수영장(‘Swimming Pool’ + ‘La Piscine’ )”의 비교 리뷰 + 동영상 모음
태양은 알고 있다 / La Piscine(The Swimming Pool) 리뷰 + 동영상 모음
1969년/각본+감독: Jacques Deray / 주연: Alain Delon + Romy Schneider
음악: Michell Legrand /120분
스위밍 풀 / Swimming Pool 리뷰 + 동영상 모음
2003년/ 각본+감독: Francois Ozon/주연:Charlotte Rampling + Ludivine
Sagnier 외 / 음악: Philippe Rombi / 103분
누구나 그렇듯이 어릴 적에 본 인상 깊었던 영화(장면)들은
평생 동안 기억에 남게 마련이다.
프랑스 영화계의 희망으로 각광을 받았던 팔방미인,
후랑소와 오종(Francois Ozon, 1967. 빠리)(아래 사진)이
십대 때, 뒤늦게 본 ‘태양은 알고 있다’(La Piscine. 1969)는
그로 하여금 커서 반드시 자기 스타일로 리메이크
(또는 리워크)를 해보고 싶었던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고,
또 그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던 여배우 역시도 바로
이 작품에 나왔었던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였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하지만 1988년에 감독으로 데뷔를 한 후,
정작 이 작품의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를 해보니
영화라는 게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여러 가지로 많은 문제가 발생을 한다.
결국, 리메이크가 아니라, 휴가를 가서 지내는
고급 빌라에 딸린 수영장이라는 같은 장소와
또 그곳에서 일어나는 완전범죄 스타일의 살인을
같은 주제로 하는 ‘오마주(Homage)'로 작품 제작 방향을
선회하고, 그래서 새로운 창작 시나리오를 작가,
엠마뉴엘 베른하임(Emmanuele Bernheim)과 함께
공동으로 집필까지 하게 된다.
프랑스 남서부의 인기 휴양지,
생 뜨로페(Saint-Tropez) 인근의 한 고급 빌라의
수영장(La Piscine)에서 눈부신 태양 아래
아침부터 수영을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주인공,
장 뽈(Jean-Paul / Alain Delon, 1935. 프랑스)과 그의 연인,
마리안느(Marianne-Romy Schneider.1938-1982. 오스트리아).
그러나 한가하고 오붓하던 이곳에 마리안느의 옛 애인,
해리(Harry / Maurice Ronet.1927-1983.프랑스)가
그의 10대 외동딸,
페네로프(Penelope/Jane Birkin. 1946. 영국)를
대동하고 나타나면서,
네 사람 사이에는 이상한 감정의 새로운 기류가
(어린 페네로프를 탐하는 장 뽈과 마리안느를
다시 좋아하는 해리) 발생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해리가 혼자서 시내에서 술을 먹고 돌아온
어느 날 밤에 장 뽈의 손에 의해 수영장내 익사사고를
가장한 죽임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1969년의 ‘태양은 알고 있다’의 기본 줄거리이다.
오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2003년도 ‘스위밍 풀’도
역시 생 뜨로페 인근에 있는 한 고급빌라의 수영장이
무대가 되지만, 이번에 여기서 휴가를 보내는
주인공은 ‘태양은 알고 있다’에서와 같은
커플이 아니라, 추리소설로 유명한 영국의 여류작가,
새라(Sarah Morton-Charlotte Rampling.1946.영국)
혼자인데,
내연관계에 있는 출판사 사장, 존(John)이
조용한 곳에서 새 작품을 구상해 보라고,
자신의 프랑스 별장을 빌려준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나타나기 전 까진 아무 일도 없었다.”라는
이 영화의 선전 문구(Tagline)처럼, 고요와 평화를
즐기던 새라에게 어느 날 갑자기 존의 현지 딸,
줄리(Julie- Ludivine Sagnier. 1979. 프랑스)가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면서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매일 밤 다른 남자들을 한 명 씩 데려와 듣기 민망한
소음을 만들어 내면서, 새라의 신경을 자극하더니만,
어느 날 밤에는 그만 그중의 한명인 프랭크를 죽이고 만다.
그리고 다음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새라는 줄리와 함께
수영장 옆에다 시체를 암매장하고 옷가지 등을 태우며
그녀 편을 들어주는데..........
우선 음악적으로 두 작품을 비교해 보자면
34년이라는 시차속의 엄청난 (AV 관련) 기술 발전을
감안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만,
그러나 내용면에서의 큰 발전은 찾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여성의 허밍 코러스를 주 악기같이 사용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시나리오만 보고 사전에 작곡을 이미 완료하였다는
연주자 출신의 작곡가,
필립 롱비(필립 롬비-Philippe Rombi. 1968. 프랑스)가
자신이 직접 피아노까지 치면서 완성한
‘스위밍 풀‘의 메인 테마(Main Theme)는
아가사 크리스티같은 추리작가, 새라가 프랑스 별장에서
써나가는 새 작품의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거기에 비해
1960년대부터 이미 프랑스를 대표하던 영화 음악의 거장,
미셸 르그랑(Michell Legrand, 1932. 빠리)이
만들었던 ‘태양은 알고 있다’의
주제곡(Main Theme)은 당시에 인기가 대단하였던 가수,
다니엘 리까리(Danielle Licari)의 영향 때문인지,
남녀의 이중창 스캣창법으로 만들면서 이색적인
느낌을 주었는데, 오프닝 타이틀 장면은 물론이고,
영화중간 중간에도 재즈로 편곡이 된 실로폰이나
기타 연주로도 자주 반복이 되면서
사랑의 테마 역할도 겸한 복합적인 느낌을 전해주었다.
* ‘태양은 알고 있다’의 주제곡:
* 필립 롱비(Philippe Rombi)가 만든 ‘스위밍 풀’의 메인 테마:
물론, 오종의 의도적인 오마주 연출이겠지만,
두 작품 모두 별장의 거실에 오디오 시스템이 있어서,
그 기기에서 들리는 음악으로 설정이 된 몇몇 삽입곡들
역시 꽤 인상적이다.
‘스위밍 풀‘에서 어린 바람둥이 줄리가 밤마다
사내들을 데려와 거실에서 선정적인 춤을 출 때 들려오던
‘Oh My Baby Blue’ 라는 곡과 또 테크노 스타일의 클럽뮤직,
‘Mirrorball(부제: Let's Do It / Steve Everett)’의 선곡은
그 부제의 의미를 생각하면 상당히 잘된 선곡이다.
그러나 이 곡들과 차이코프스키의
‘Nocturne In C Sharp Minor- Op.19, No.4’(1873)외에는
이렇다 할 삽입곡이 별로 없는 ‘스위밍 풀‘의
전체적인 음악 분위기는 필립 롱비의 OS를 제외하곤
무척이나 단출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래식 레코드(Vynil) 턴테이블이 눈에 띠는
‘태양은 알고 있다’의
1960년대 별장 거실에선 장 뽈과 마리안느가
심심할 때마다 LP 레코드로 재즈를 자주 듣곤 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곡으로는
'The Way We Were' 나
‘The Windmill Of Your Mind' 같은 명곡의
가사를 쓴바가 있는 뉴욕 출신의 부부 작곡 작사가,
앨런과 매릴린 버그맨 (Alan & Marilyn Bergman)이
직접 노래까지 한
‘왜 그런지 자신에게 물어봐(Ask Yourself Why)‘라는
팝송이다.
이곡은 영화의 줄거리 전개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해리가 친구들을 갑자기 데려와 여는) 번개 파티 때,
주인공들이 (구식) 춤을 추는 댄스곡으로 등장을 하게 된다.
* 'Ask Yourself Why' Sung By Alan & Marilyn Bergman :
캐스팅 면에서는,
무려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노련한 영국의
샬롯 램플링(Charlotte Rampling. 1946. 영국)과
전작인 ‘8명의 여인(2002)’ 에서의 아역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이 ‘스위밍 풀’에서
과감한 노출까지 감수한
뤼디빈 사니에르의 열연을 감안하더라도
옛 ‘태양은 알고 있다’의 그 압도적으로
우세한 캐스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당대 최고의 미남배우,
알랑 드롱(Alain Delon. 1935. 프랑스)의
중량감이야 말로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드롱에게 실제로 푹 빠져(1958년) 그를 따라 빠리로 와,
1964년까지 동거를 하다 헤어졌었던 드롱의 옛 애인,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 1938-1982. 오스트리아)를
드롱의 연인 역으로 출연시켰다는 자체가 당시엔
큰 화제 거리 였었고, 거기다 나중에 섹스 심벌스타로 성장하는
제인 버킨의 출연 역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었다.
다만 당시 버킨의 20대의 나이로 맡았던 틴에이저 역할이
약간의 어색함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또 9년 전,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1960)‘에서
드롱에게 살해 된바가 있는 모리스 로네(Maurice Ronet)가
이번에도 또 다시 같은 죽임을 당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었다.
하지만 그 로네가 나왔었기에 당시에 외화 제목 잘 만들기로
유명하였던 일본의 모 영화사에서는 이 작품을 마치
‘태양은 가득히’의 속편 같은 느낌을 주려고 같은
‘태양’ 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태양은 알고 있다’라는
이 기막힌 제목을 붙이기도 하였다.
(물론 우리나라는 당시의 관행과도 같이, 일본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무임승차를 했었고...)
* 알랑 드롱 과 로미 슈나이더 커플의 한 때 다정했던 모습:
이 ‘스위밍 풀’을 만들게 되면서
영어로 된 작품을 처음 만들게 된 오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어떻게 하면?
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에로티시즘을 표현할까?“
이었다고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관능적 표현 면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스크린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기껏 나뭇가지나 꺽어, 마리안느의 등을 자극하며 애무하던
‘태양은 알고 있다’에서의 성애 장면들도
그 당시로서는 꽤 야하다는 평도 받았지만,
그러나, 21세기, ‘스위밍 풀’에서 보여 지는
줄리의 자유분방함과 또 의도적으로 노출을 시킨
두 여성 주인공들의 (전면) 나체 장면 등등과 비교하면
그 수준이 가히 유치원생 정도로 순수하다고나 할까?
거기다 욕구불만의 나이든 새라가 문란한 줄리에게 느끼는
‘질투가 섞인 관음증‘ 같은 심리까지 동원해가며
줄거리 전체에 에로티시즘을 기본으로 까는 오종의 연출은
중반부부터는 완전범죄가 들통 날까 조마조마한 분위기로
연출이 된 ‘태양은 알고 있다’와는 완전히
그 맥을 달리하면서 (30년의) 세대차이를 보여 주는 것이다.
하기야, ‘야동‘이 담긴 CD 나 DVD는 고사하고,
포르노 산업 발전의 수훈갑인 비디오(테잎)조차 없었던
‘태양은 알고 있다’의 그 시절이야말로
‘야동‘으로서는 정말 원시시대가 아닐 수 없었다.
* ‘태양은 알고 있다’ 예고 편 외
* ‘스위밍 풀‘ 예고 편 외
Jay. 224번째 영화리뷰. Feb. 2008.
태양은 알고 있다 / La Piscine(The Swimming Pool) 리뷰 + 동영상 모음
1969년/각본+감독: Jacques Deray / 주연: Alain Delon + Romy Schneider
음악: Michell Legrand /120분
스위밍 풀 / Swimming Pool 리뷰 + 동영상 모음
2003년/ 각본+감독: Francois Ozon/주연:Charlotte Rampling + Ludivine
Sagnier 외 / 음악: Philippe Rombi / 103분
누구나 그렇듯이 어릴 적에 본 인상 깊었던 영화(장면)들은
평생 동안 기억에 남게 마련이다.
프랑스 영화계의 희망으로 각광을 받았던 팔방미인,
후랑소와 오종(Francois Ozon, 1967. 빠리)(아래 사진)이
십대 때, 뒤늦게 본 ‘태양은 알고 있다’(La Piscine. 1969)는
그로 하여금 커서 반드시 자기 스타일로 리메이크
(또는 리워크)를 해보고 싶었던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고,
또 그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던 여배우 역시도 바로
이 작품에 나왔었던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였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하지만 1988년에 감독으로 데뷔를 한 후,
정작 이 작품의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를 해보니
영화라는 게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여러 가지로 많은 문제가 발생을 한다.
결국, 리메이크가 아니라, 휴가를 가서 지내는
고급 빌라에 딸린 수영장이라는 같은 장소와
또 그곳에서 일어나는 완전범죄 스타일의 살인을
같은 주제로 하는 ‘오마주(Homage)'로 작품 제작 방향을
선회하고, 그래서 새로운 창작 시나리오를 작가,
엠마뉴엘 베른하임(Emmanuele Bernheim)과 함께
공동으로 집필까지 하게 된다.
프랑스 남서부의 인기 휴양지,
생 뜨로페(Saint-Tropez) 인근의 한 고급 빌라의
수영장(La Piscine)에서 눈부신 태양 아래
아침부터 수영을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주인공,
장 뽈(Jean-Paul / Alain Delon, 1935. 프랑스)과 그의 연인,
마리안느(Marianne-Romy Schneider.1938-1982. 오스트리아).
그러나 한가하고 오붓하던 이곳에 마리안느의 옛 애인,
해리(Harry / Maurice Ronet.1927-1983.프랑스)가
그의 10대 외동딸,
페네로프(Penelope/Jane Birkin. 1946. 영국)를
대동하고 나타나면서,
네 사람 사이에는 이상한 감정의 새로운 기류가
(어린 페네로프를 탐하는 장 뽈과 마리안느를
다시 좋아하는 해리) 발생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해리가 혼자서 시내에서 술을 먹고 돌아온
어느 날 밤에 장 뽈의 손에 의해 수영장내 익사사고를
가장한 죽임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1969년의 ‘태양은 알고 있다’의 기본 줄거리이다.
오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2003년도 ‘스위밍 풀’도
역시 생 뜨로페 인근에 있는 한 고급빌라의 수영장이
무대가 되지만, 이번에 여기서 휴가를 보내는
주인공은 ‘태양은 알고 있다’에서와 같은
커플이 아니라, 추리소설로 유명한 영국의 여류작가,
새라(Sarah Morton-Charlotte Rampling.1946.영국)
혼자인데,
내연관계에 있는 출판사 사장, 존(John)이
조용한 곳에서 새 작품을 구상해 보라고,
자신의 프랑스 별장을 빌려준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나타나기 전 까진 아무 일도 없었다.”라는
이 영화의 선전 문구(Tagline)처럼, 고요와 평화를
즐기던 새라에게 어느 날 갑자기 존의 현지 딸,
줄리(Julie- Ludivine Sagnier. 1979. 프랑스)가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면서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매일 밤 다른 남자들을 한 명 씩 데려와 듣기 민망한
소음을 만들어 내면서, 새라의 신경을 자극하더니만,
어느 날 밤에는 그만 그중의 한명인 프랭크를 죽이고 만다.
그리고 다음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새라는 줄리와 함께
수영장 옆에다 시체를 암매장하고 옷가지 등을 태우며
그녀 편을 들어주는데..........
우선 음악적으로 두 작품을 비교해 보자면
34년이라는 시차속의 엄청난 (AV 관련) 기술 발전을
감안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만,
그러나 내용면에서의 큰 발전은 찾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여성의 허밍 코러스를 주 악기같이 사용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시나리오만 보고 사전에 작곡을 이미 완료하였다는
연주자 출신의 작곡가,
필립 롱비(필립 롬비-Philippe Rombi. 1968. 프랑스)가
자신이 직접 피아노까지 치면서 완성한
‘스위밍 풀‘의 메인 테마(Main Theme)는
아가사 크리스티같은 추리작가, 새라가 프랑스 별장에서
써나가는 새 작품의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거기에 비해
1960년대부터 이미 프랑스를 대표하던 영화 음악의 거장,
미셸 르그랑(Michell Legrand, 1932. 빠리)이
만들었던 ‘태양은 알고 있다’의
주제곡(Main Theme)은 당시에 인기가 대단하였던 가수,
다니엘 리까리(Danielle Licari)의 영향 때문인지,
남녀의 이중창 스캣창법으로 만들면서 이색적인
느낌을 주었는데, 오프닝 타이틀 장면은 물론이고,
영화중간 중간에도 재즈로 편곡이 된 실로폰이나
기타 연주로도 자주 반복이 되면서
사랑의 테마 역할도 겸한 복합적인 느낌을 전해주었다.
* ‘태양은 알고 있다’의 주제곡:
* 필립 롱비(Philippe Rombi)가 만든 ‘스위밍 풀’의 메인 테마:
물론, 오종의 의도적인 오마주 연출이겠지만,
두 작품 모두 별장의 거실에 오디오 시스템이 있어서,
그 기기에서 들리는 음악으로 설정이 된 몇몇 삽입곡들
역시 꽤 인상적이다.
‘스위밍 풀‘에서 어린 바람둥이 줄리가 밤마다
사내들을 데려와 거실에서 선정적인 춤을 출 때 들려오던
‘Oh My Baby Blue’ 라는 곡과 또 테크노 스타일의 클럽뮤직,
‘Mirrorball(부제: Let's Do It / Steve Everett)’의 선곡은
그 부제의 의미를 생각하면 상당히 잘된 선곡이다.
그러나 이 곡들과 차이코프스키의
‘Nocturne In C Sharp Minor- Op.19, No.4’(1873)외에는
이렇다 할 삽입곡이 별로 없는 ‘스위밍 풀‘의
전체적인 음악 분위기는 필립 롱비의 OS를 제외하곤
무척이나 단출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래식 레코드(Vynil) 턴테이블이 눈에 띠는
‘태양은 알고 있다’의
1960년대 별장 거실에선 장 뽈과 마리안느가
심심할 때마다 LP 레코드로 재즈를 자주 듣곤 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곡으로는
'The Way We Were' 나
‘The Windmill Of Your Mind' 같은 명곡의
가사를 쓴바가 있는 뉴욕 출신의 부부 작곡 작사가,
앨런과 매릴린 버그맨 (Alan & Marilyn Bergman)이
직접 노래까지 한
‘왜 그런지 자신에게 물어봐(Ask Yourself Why)‘라는
팝송이다.
이곡은 영화의 줄거리 전개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해리가 친구들을 갑자기 데려와 여는) 번개 파티 때,
주인공들이 (구식) 춤을 추는 댄스곡으로 등장을 하게 된다.
* 'Ask Yourself Why' Sung By Alan & Marilyn Bergman :
캐스팅 면에서는,
무려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노련한 영국의
샬롯 램플링(Charlotte Rampling. 1946. 영국)과
전작인 ‘8명의 여인(2002)’ 에서의 아역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이 ‘스위밍 풀’에서
과감한 노출까지 감수한
뤼디빈 사니에르의 열연을 감안하더라도
옛 ‘태양은 알고 있다’의 그 압도적으로
우세한 캐스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당대 최고의 미남배우,
알랑 드롱(Alain Delon. 1935. 프랑스)의
중량감이야 말로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드롱에게 실제로 푹 빠져(1958년) 그를 따라 빠리로 와,
1964년까지 동거를 하다 헤어졌었던 드롱의 옛 애인,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 1938-1982. 오스트리아)를
드롱의 연인 역으로 출연시켰다는 자체가 당시엔
큰 화제 거리 였었고, 거기다 나중에 섹스 심벌스타로 성장하는
제인 버킨의 출연 역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었다.
다만 당시 버킨의 20대의 나이로 맡았던 틴에이저 역할이
약간의 어색함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또 9년 전,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1960)‘에서
드롱에게 살해 된바가 있는 모리스 로네(Maurice Ronet)가
이번에도 또 다시 같은 죽임을 당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었다.
하지만 그 로네가 나왔었기에 당시에 외화 제목 잘 만들기로
유명하였던 일본의 모 영화사에서는 이 작품을 마치
‘태양은 가득히’의 속편 같은 느낌을 주려고 같은
‘태양’ 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태양은 알고 있다’라는
이 기막힌 제목을 붙이기도 하였다.
(물론 우리나라는 당시의 관행과도 같이, 일본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무임승차를 했었고...)
* 알랑 드롱 과 로미 슈나이더 커플의 한 때 다정했던 모습:
이 ‘스위밍 풀’을 만들게 되면서
영어로 된 작품을 처음 만들게 된 오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어떻게 하면?
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에로티시즘을 표현할까?“
이었다고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관능적 표현 면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스크린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기껏 나뭇가지나 꺽어, 마리안느의 등을 자극하며 애무하던
‘태양은 알고 있다’에서의 성애 장면들도
그 당시로서는 꽤 야하다는 평도 받았지만,
그러나, 21세기, ‘스위밍 풀’에서 보여 지는
줄리의 자유분방함과 또 의도적으로 노출을 시킨
두 여성 주인공들의 (전면) 나체 장면 등등과 비교하면
그 수준이 가히 유치원생 정도로 순수하다고나 할까?
거기다 욕구불만의 나이든 새라가 문란한 줄리에게 느끼는
‘질투가 섞인 관음증‘ 같은 심리까지 동원해가며
줄거리 전체에 에로티시즘을 기본으로 까는 오종의 연출은
중반부부터는 완전범죄가 들통 날까 조마조마한 분위기로
연출이 된 ‘태양은 알고 있다’와는 완전히
그 맥을 달리하면서 (30년의) 세대차이를 보여 주는 것이다.
하기야, ‘야동‘이 담긴 CD 나 DVD는 고사하고,
포르노 산업 발전의 수훈갑인 비디오(테잎)조차 없었던
‘태양은 알고 있다’의 그 시절이야말로
‘야동‘으로서는 정말 원시시대가 아닐 수 없었다.
* ‘태양은 알고 있다’ 예고 편 외
* ‘스위밍 풀‘ 예고 편 외
Jay. 224번째 영화리뷰. Feb. 2008.
'영화음악이야기들-1960년대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켄나(막켄나)의 황금 / MacKenna‘s Gold 리뷰 + 동영상 모음 (0) | 2014.11.04 |
---|---|
어두워 질 때 까지/ Wait Until Dark 리뷰 + 동영상 모음 (0) | 2013.07.04 |
그대 품에 다시 한 번 / The Girl On A Motorcycle 리뷰 + 동영상 모음 (1) | 2013.05.31 |
내가 좋아하는 남자/Un Homme Qui Me Plait 리뷰 + 동영상 모음 (2) | 2013.05.18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Bonnie And Clyde 리뷰 + 동영상 모음 (0) | 2013.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