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단상 – 나였던 그 아이
서울시 광화문 사거리와 신논현역 사거리에 있는
교보문고의 외벽에 늘 걸려있는 큰 현수막에는
언제나 좋은 글들이 쓰여 있습니다.
좋은 글이 있는 책을 파는 문고로서는
아주 그럴듯한 발상이 아닐 수 없죠.
위의 사진도 운전 중, 신호대기를 하다가
글이 마음에 와 닿아 사진으로 담았었죠.
“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
어떻습니까?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글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이 지구상에서 누구보다도 바로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고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였던 그 아이도 내가 가장 사랑했을 텐데,
과연 아직도 내속에 있을까요?
아마 중년이 넘은 사람들은
거의 다 이렇게 생각을 할 겁니다.
내 마음속에 그 아이는 아직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러나 현실속의 현재의 나에게 그 아이는 이미
사라졌다고 말입니다.
당연히 다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아이였던 그 시절이
그립지 않은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싫던 좋던 그것이 나의 과거이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이렇게 변해왔기 때문이겠죠.
영국출신의 형제 밴드, 비지스(The Bee Gees)가 부른
"First Of May"를 들으면,
저는 언제나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됩니다.
"When I was small, and Christmas trees were tall....."
이라는 가사도 그렇고,
또 1971년에 마크 레스터(Mark Lester)와 트레이시 하이드
(Tracy Hyde)가 주연을 맡아, 꼬맹이 시절의 풋 사랑을 다룬
‘작은 사랑의 멜로디(Melody)’에서도
인상 깊게 등장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여하튼, 저는 이곡이 저의 초딩 시절의 주제곡과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트리는 무척이나 컸었죠...“
라는 이곡의 가사를 생각하면서,
저는 ‘작은 사랑의 멜로디(Melody)’의
리뷰에 이런 글도 썼습니다.
“ 어릴 적에 우리가 자라던 곳을 다시 찾아 가보면
길들도, 집들도, 그리고 방들까지도 왜 그렇게
작게만 느껴지는지.......
어릴 적, 우리들의 조그만 눈으로만 보던 세계와
지금 다시 보는 사물의 시각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느끼는 그 순간, 우리는 어느 새
다시는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가 없는
어른이 되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
교보문고에서 보았던 의미 있는 글의
“나였던 그 아이”가 아직 내속에 있던지,
아니면 사라졌던지 간에 다시는 돌아갈 수가 없는
그 어린 시절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고,
또 언제나 그립기 마련입니다.
Jay. Sep.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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